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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핵추진 잠수함 문 열었다…장보고-III 전투체계와 소나체계 국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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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III급 잠수함 모형. [사진 방사청]

장보고-III급 잠수함 모형. [사진 방사청]

잠수함의 핵심 무기체계인 전투체계와 소나체계의 국산화가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 이로써 핵추진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건조할 수 있는 기반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장보고-III 전투체계 연구개발 사업이 국방부로부터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소나체계는 지난 6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장보고-III은 내년부터 모두 9척을 진수할 계획이 잡힌 3000t급 차기 잠수함이다. 설계에서부터 건조까지 모두 국산 기술을 이용하는 첫 독자개발 잠수함이다. 추진 체계는 재래식 디젤 엔진에 공기불요기관(AIP·외부 공기의 흡입 없이 전기를 발생시켜 추진하는 기관)을 다는 방식으로 2주간 수중항해가 가능하다. 군 당국은 배치(Batch)-3(3차 생산분) 3척의 동력을 핵추진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투체계와 소나체계는 잠수함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전투체계는 전투와 항해 관련 정보를 통합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무기체계를 운용하는 데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소나와 레이더 등 각종 센서로부터 정보를 받아 화면에 보여준 뒤 어뢰나 유도탄을 발사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담당한다. 소나체계는 잠수함의 귀에 해당한다. 수중에서 음향정보를 수신하거나 음파를 발사해 표적의 방위와 거리를 측정하는 장비다.

지금까지 한국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장보고-I(1200t)과 장보고-II(1800t)는 독일에서 건조했거나 독일 기술로 국내에서 만들었다. 전투체계와 소나체계도 모두 독일제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전 잠수함 함장)은 “국산 전투체계와 소나체계 기술의 개발을 완료했다는 것은 앞으로 독자적으로 건조할 핵추진 잠수함의 여건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방사청 차세대잠수함사업단장 정일식 해군 준장은 “잠수함 운용·정비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앞으로 전투체계와 소나체계의 시제품을 잠수함에 탑재한 뒤 시험평가를 거치면 최종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게 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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