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백조’는 예고편…두 개 핵항모전단 한꺼번에 배치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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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백조’에 이어 미 핵추진 항공모함전단이 본격적으로 대북 압박에 나선다. 특히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두 개 핵추진 항모전단이 한꺼번에 한반도 위기 상황에 투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16일부터 레이건함 동해훈련 투입, 최북단 전진배치될 듯 # 트럼프 “오직 한가지만 효과” 대북 경고 발언과 맞물려 # 11월 루스벨트 함모전단도 한반도 주변 배치 가능 #

9일 한ㆍ미 해군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 미 핵추진 항모전단이 16∼20일 진행되는 한ㆍ미 합동훈련에 투입된다. 항모에는 슈퍼호넷(F/A-18) 전투기, 공중조기경보기(E-2C)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하며 이지스 구축함과 미사일 순양함,군수지원함,핵미사일을 탑재한 오하이오급(1만8000t급) 전략핵잠수함 등이 동행한다.

‘떠다니는 군사기지’ 미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함이 지난달 8일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를 출항하고 있다.[연합뉴스]

‘떠다니는 군사기지’ 미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함이 지난달 8일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를 출항하고 있다.[연합뉴스]

미 해군은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시어도어 루스벨트 핵추진 항모전단을 미 샌디에이고에서 출항시켰다.
루스벨트 항모는 이번 항해에서 9항모타격단을 지휘하게 된다. 9항모타격단은 이지스 순양함 벙커힐함과 이지스 구축함 할시함, 샘슨함, 프레블함 등으로 구성됐다. 미 태평양 사령부는 홈페이지에서 “루스벨트 항모전단은 7함대와 5함대 작전구역에서 해상 안보 작전과 전역 안보 협력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7함대는 한반도를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을 작전지역으로 삼고, 5함대는 페르시아만, 홍해, 아라비아 해에서 케냐까지 동아프리카를 책임 지역으로 한다.

미 군사전문매체 스카우트워리어는 “3함대 소속인 루스벨트 항모전단은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안정을 증진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7함대와 합동 작업을 벌여왔다”고 전했다. 경우에 따라 루스벨트 항모전단이 레이건 항모전단과 더불어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 주변에 배치된다는 의미다. 11월 중에는 루스벨트 항모전단이 합류해 ‘항공모함 2척 공동훈련(dual carrier operation)’도 이뤄질 수 있다.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 [사진 미 해군]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 [사진 미 해군]

미국은 지난 6월 초 한반도 주변 해역에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과 레이건함을 함께 전개해 공동훈련을 한 바 있다. 지난달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전략자산 전개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16일부터 진행되는 훈련에서 레이건함이 어느 정도까지 북한에 근접해 작전을 펼칠지 주목된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지난달 23일 북방한계선(NLL) 북쪽의 동해상 국제공역을 비행한 점을 감안하면 레이건함도 동해 북쪽으로 최대한 전진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7일 북한을 향해 “오직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군사적 옵션을 암시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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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북한은 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훈련을 ‘북침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하고 “기어코 북침전쟁을 도발한다면 제 스스로 멸망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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