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실감나네…현 정부서 어버이연합·엄마부대 집회 ‘0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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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봉사단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 건의 집회도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회 신고 역시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 앞에서 JTBC의 태블릿 PC 입수 경위를 밝힐 것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정동 기자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 앞에서 JTBC의 태블릿 PC 입수 경위를 밝힐 것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정동 기자

3일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어버이연합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3년간 1897건을 신고해 71번 집회를 개최했고, 엄마부대봉사단은 총 484건을 신고해 39번 집회를 개최했다.

실제 집회를 개최한 횟수보다 신고 건수가 훨씬 많은 것은 집회 개최 자체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 장소 선점 등을 위해 유령집회를 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의 활동은 2015년 가장 활발했다. 당시 어버이연합은 1277건을 신고해 48번 집회를 개최했다. 한 달 평균 신고 건수만 106건, 매주 1번씩 집회를 개최한 셈이다. 같은 해 엄마부대봉사단의 평균 신고 건수는 28건, 집회 개최 횟수는 2.8회였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전년도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활동은 꾸준히 이어졌다.

[이용호 의원실]

[이용호 의원실]

2017년 들어 어버이연합은 3월 6일까지 총 45회 신고했지만, 집회는 1월 6일과 20일 단 두 차례만 열렸다. 같은 해 엄마부대봉사단은 5월 12일(한 달 가량 미리 신고)까지 90회 신고해 한 차례(3월 24일) 집회를 열었다.

특히 5월 9일 대선 이후 현재까지 이들 단체는 단 한 건의 신고도 하지 않았다. 집회 역시 전혀 열리지 않았다. 이를 두고 최근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국정원에서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만큼 자금줄이 끊겼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의원은 “(과거 정권에서) 특정 보수단체와 국정원의 유착 관계에 대해서는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어느 정권이건 정치적 색채가 강한 시민단체와 결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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