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물가 낮아도 경기회복세 지속 땐 금리 인상 검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이주열

이주열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물가 수준이 낮더라도 중기적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의 물가상승률(2017년 연간 1.9% 추정)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에 다소 못 미치더라도 경기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채권시장, 국부펀드 자금 유출 없어 #북핵 등 불확실한 대외 여건이 변수

이 총재는 지난달 29일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조정에 대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는 “옐런 의장은 정책금리를 인상해 나가지 않으면 언젠가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하고 금융안정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어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현재의 (완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며 “우리도 이 말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입장이 기존과 달라진 건 아니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우리가 관심을 갖는 불확실한 대외 여건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지난달에서 더 나아가 어떤 메시지를 줄 여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외국인 투자자, 특히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가 본격적으로 자금을 유출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북핵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이틀(9월 26, 27일)간 대규모 순매도가 있었기 때문에 시장 심리가 움츠러들 수 있다”며 “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고 필요하다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중 통화스와프 협상과 관련한 질문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3500억 위안 규모인 한·중 통화스와프는 이달 10일로 만기가 된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