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뇌질환 치료기술개발' 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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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프로이트의 시대는 가고 다윈의 시대가 열린다."

올해 네가지 신규 프런티어 사업 가운데 '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개발' 사업단장으로 지난달 뽑힌 서울대 김경진(51.생명과학부.사진) 교수가 즐겨 쓰는 말이다. 인간의 사고능력을 형이상학적인 언어로 설명하던 시대는 가고 생물학적 언어로 해석하는 시대라는 의미다.

"뇌 연구는 여전히 신비에 싸여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 정체성을 찾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21세기 미래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가능성이 커 첨단과학의 최전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실제 세계 뇌질환 관련 의약품 시장은 올해 현재 3백50억달러 이상의 시장규모다. 항우울제나 정신분열증 치료제의 경우 단일 품목으로도 각각 1백29억달러, 55억달러 수준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2006년까지 뇌질환 신약 두가지 개발이 목표입니다. 지금까지 축적된 연구결과로 미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2009년까지 3개를 추가하고 마지막 2013년까지 5개, 모두 10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물론 뇌기능에 관여하는 유전체 연구, 핵심 메커니즘 연구가 뒷받침돼야 하죠."

이번 사업을 통해 2013년까지 정부 및 민간 자본을 포함해 1천1백9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박사급 연구인력 8백명이 동원될 예정으로, 국내 뇌 연구사업으로서는 최대 규모다. 오는 10월 1일 사업단 출범을 앞두고 준비 작업 또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다음달 1일부터는 20여개의 세부과제를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3~4명 위주의 연구그룹을 선정, 한해 4억~5억원씩을 지원한다.

"이미 영국의 로열소사이어티에 소속된 메디컬 리서치 카운티에서 적극적인 협력의사를 표명해왔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일본 이화학연구소 산하 뇌종합연구소 등 국제연구기관과 국제공동연구를 활발히 추진할 예정입니다."

김교수는 기초분야의 생물학자와 임상의 의사들, 인지과학을 다루는 심리학자 등의 원활한 코웍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매년 자체평가를 거쳐 우수한 업적을 내놓은 그룹에는 국제공동연구 기회를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 방안도 마무리 중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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