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올림픽 종목으로 계속 남을 만한 자격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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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LPGA 커미셔너 마이크 완 칼럼 

마이크 완

마이크 완

올림픽은 전 세계 모든 나라와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힘을 가진 강력한 스포츠 이벤트입니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는 112년 만에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열렸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도 골프가 정식 종목에 포함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리우올림픽은 지금까지 열렸던 여자골프 대회 중 가장 규모가 큰 이벤트였습니다. 골프가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라는 것을 보여줄 좋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난해 브라질 리우에서 펼쳐진 새로운 역사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물론 한국인들은 이 역사적인 순간을 기억하실 겁니다. 금메달을 딴 박인비 선수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 할 만합니다. 양희영 선수도 4위를 차지하며 한국 선수 중 박인비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는 60명의 선수가 참가했는데 그중에서도 한국은 가장 많은 4명의 골퍼를 출전시킨 골프 강국이었습니다.

2016년 리우올림픽은 제가 현장에서 지켜본 첫 올림픽이었습니다. 저는 5세 때 TV 생중계로 올림픽을 지켜보았는데, 그 기억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오후 3시에 여자 체조, 오후 4시엔 농구, 오후 8시엔 수영, 그리고 오후 11시 30분엔 비치발리볼 등 중계 스케줄이 온종일 이어졌습니다. 스포츠팬으로서 이러한 중계 일정은 짜릿한 모험의 연속 같은 느낌이었죠. 그 모험의 현장에 직접 참가한 데다, 제가 이끄는 LPGA의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것을 지켜보며 저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주 특별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골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자리매김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스포츠란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는 33개국 출신 선수들이 출전했습니다. 그리고 시상식에 섰던 박인비와 리디아 고, 펑샨샨 등은 각각 자신의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자 우리 LPGA투어의 선수들이었습니다. 저는 2016년 LPGA 투어의 스케줄을 짤 때 리우올림픽 기간엔 대회 스케줄을 비우기로 결정했습니다.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들은 휴식을 취할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지난해 역사적인 이벤트인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우리 선수들이 상금 순위나 대상 포인트 같은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이 결정이 장기적 관점에서 결국 선수나 스폰서는 물론 팬들을 위해서도 옳은 일이었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여름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는 이러한 원칙에 따라 대회 일정을 조정하려 합니다.

골프가 2028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도 포함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선수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조국의 명예를 걸고 샷 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남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의 골프 팬 여러분, 올림픽에서 골프를 보고 싶으신가요? LPGA는 올림픽 못지않은 짜릿한 국가대항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8년 인천에서 열리는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입니다. 이 대회가 열리게 되면 올림픽 때처럼 선수들은 자신의 국가를 대표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LPGA 커미셔너 마이크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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