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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2명이 분석한 서해순씨 JTBC인터뷰 발언 표정 손짓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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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뉴스룸에 나온 고(故) 김광석 부인 서해순씨가 손석희 앵커 질문에 답하며 과도한 제스처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 JTBC뉴스 캡처]

JTBC뉴스룸에 나온 고(故) 김광석 부인 서해순씨가 손석희 앵커 질문에 답하며 과도한 제스처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 JTBC뉴스 캡처]

가수 고(故) 김광석(1996년 사망 당시 31세)씨의 부인 서해순(52)씨가 지난 2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외동딸 서연(당시 16세)양과 남편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서씨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지고 경찰의 소환 통보가 임박한 가운데 서씨 측의 제안으로 이뤄져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공소시효 여부 따라 방어적 행동, 긴장 정도 달라 #음악 저작권 사업체 경영하는데 소송 혼동된다? #딸의 죽음을 '장애우의 죽음'이라고 표현 이해안돼 #과도한 손동작 제스처는 대답의 영역을 짜낼 때 해 #'경황 없다' 표현, 낮은 시선처리 모두 불리할 때 나와 #눈깜박임은 방송국 조명 또는 생방송 긴장해서 일수도 #한숨은 분위기 전환용 가능 커, 되받아치기 능한 사람 #

하지만 인터뷰 이후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기보다는 궁금증을 더 유발했다는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해당 인터뷰 기사의 네티즌 댓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지적이 공감을 얻었다. ‘곤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회피하는 듯한 저 눈빛과 과도한 제스처는 무엇을 말하는가’(아이디 pana****), ‘(딸 사망한 지)10년이 지났어도 모성애가 있으면 저렇게 말 못할듯’(2020****) 등이다.

경찰 소환 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불과 33분가량의 인터뷰 영상만으로 서씨 답변의 진위를 명확히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서씨가 긴장해 방송에서 충분히 입장을 설명하지 못했거나 일부 불리한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답변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서씨에게 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사법 당국의 조사로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그런데도 이번 인터뷰 이후 의혹을 완전히 잠재우기보다는 의혹과 궁금증만 키웠다는 반응이 많다.

사건 관계자의 심리를 오랜 기간 분석해온 전문가인 2명의 도움을 받아 전날 서씨의 인터뷰 영상을 다시 보면서 말과 손동작, 표정 등에 담긴 의미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봤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 [중앙포토]

이수정 경기대 교수 [중앙포토]

프로파일러인 이수정 경기대(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6일 ‘공소시효’ 여부에 따라 서씨의 답변 모습이 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재수사를 앞둔 딸 서연양 변사 사건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방어적이고 긴장된 모습을 보였는데,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남편 김광석씨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비교적 여유로운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서씨는 딸의 사망사실을 10년간 숨긴 이유를 묻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입가 근육이 올라가거나 시선을 회피하는 등 표정이 자연스럽지 못했다”며 “반면 재수사가 불가능한 사건(김광석씨 타살 의혹) 관련 질문을 받고는 이런 행동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맥락에 잘 맞지 않는 서씨의 말에도 주목했다. 손석희 앵커는 서씨에게 딸 서연양의 죽음을 숨긴 이유를 질문했다. 그런데 서씨는 딸이 피고였던 소송사기 의혹이 제기된 저작권 관련 대법원 소송이 아닌 별건의 손해배상 소송을 거론하다 손 앵커의 지적을 받았다.

JTBC뉴스룸에 나온 고(故) 김광석 부인 서해순씨가 손석희 앵커 질문에 한숨을 쉬고 있다. [사진 JTBC뉴스 캡처]

JTBC뉴스룸에 나온 고(故) 김광석 부인 서해순씨가 손석희 앵커 질문에 한숨을 쉬고 있다. [사진 JTBC뉴스 캡처]

이 교수는 서씨가 딸 서연양의 죽음을 ‘장애우의 죽음’으로 표현한 데 대해 (모녀간) 애착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듯해 보인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인터뷰에서 딸의 죽음을 ‘장애우의 죽음’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런식의 표현은 처음 들어 봤다. 과연 그런 엄마가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애착 관계가 친밀한 딸이 사망했을 경우 (충격 때문에)사망신고를 늦게 할 수 있다. 이 경우 집 안에서 거의 은둔생활을 하거나 우울감을 보인다. 하지만 서씨는 하와이에서 사업체를 경영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했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장. [중앙포토]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장. [중앙포토]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장은 “이전의 서씨 인터뷰 장면과 비교해보면 우선 잦은 ‘제스처’ 사용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서씨는 인터뷰 중간중간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 학과장은 “(본인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하는 과도한 자기 행위(손동작 제스처)로 보인다”며 “애초에 본인이 생각했던 대답을 짜낼 때 하는 경우가 많다”고 풀이했다.

이어 “이번 인터뷰만으로는 서씨가 실제와 다른 말을 어느 정도 했는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런 제스처를 하는 순간 어떤 말을 했는지가 (진위를) 분석할 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JTBC뉴스룸에 나온 고(故) 김광석 부인 서해순씨가 손석희 앵커 질문에 답하며 딸 대신 '서우'란 표현을 쓰고 있다. [사진 JTBC뉴스 캡처]

JTBC뉴스룸에 나온 고(故) 김광석 부인 서해순씨가 손석희 앵커 질문에 답하며 딸 대신 '서우'란 표현을 쓰고 있다. [사진 JTBC뉴스 캡처]

배 학과장은 중간중간 내뱉은 한숨에는 불리한 상황을 전환해보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풀이했다.

다만 일부 네티즌들이 서씨의 과도한 눈깜박임에 대해 “거짓말을 할 때 나오는 행동”이라고 주장했으나 배 학과장은 “그렇게만 단정할 수는 없다”고 입장을 보였다. 방송국 조명 때문 일 수도 있고 생방송으로 인해 긴장한 상태에서 나올 수도 있는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배 학과장은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서씨의 성격에 대해 “외부의 자극에 대해 되받아치는 것에 능한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인터뷰 중 자신의 딸을 지칭할 때 제3자처럼 이름을 부른 데 대해서는 “공감능력이 다소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연씨는 2007년 12월 23일 오전 6시쯤 숨졌다. 당일 오전 5시16분쯤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어머니 서씨가 발견해 수원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그동안 서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딸이 미국에 있다”고 말해왔다고 한다.

딸 죽음을 알리지 않고 저작관 관련 소송을 계속 진행해 결국 승소했다. 서씨는 이날 JTBC 인터뷰에서 시댁 식구들과의 소송 등 갈등 때문에 딸의 죽음을 바로 알리지 못했고 때가 되면 알리려고 했다고 적극 해명했다.
 한편 서씨는 26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타살 의혹 등을 제기한) 이상호(기자·감독) 가 나를 지난 20년간 괴롭혔다. 무고와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할 것이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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