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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에어로K, 플라이양양...신규 LCC 진출 연이어 제동걸린 사연은

중앙일보

입력

청주공항을 근거지로 하는 에어로K

청주공항을 근거지로 하는 에어로K

양양국제공항을 근거지로 하는 플라이양양

양양국제공항을 근거지로 하는 플라이양양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LCC) 시장에 도전장을 낸 신규 항공사들의 행보에 연이어 제동이 걸리고 있다. '에어로K', '플라이양양'이 신청한 항공운송사업면허 승인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국토부, 두 저비용 항공사 면허심사 2차례 연기 #"꼼꼼히 봐야 할 것 많다"..심사 장기화 예고 #플라이양양은 재무적 안정성 추가검토 필요 #에어로K, 외국항공사 우회진출 수단 의혹 #아시아 최대 LCC 에어아시아 연계설도 #주요국가, 항공산업 외국지분율 제한 #한국도 50% 이상 외국인 지분보유 금지 #기존 항공사, 경쟁심화 등 우려 진출 반대 #에어로K "외국항공 무관, 토종자본이 모태" 반박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이 두 저비용항공사가 낸 면허신청서의 처리기한(45일)이 이례적으로 두 번이나 연장됐다. 성호철 국토부 항공산업과장은 "면허신청서에 꼼꼼히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아 처리기한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과장은 "두 번째 연장부터는 따로 정해진 처리기한이 없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승인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면허 승인여부가 언제 결론 날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해 12월 면허신청서를 냈다가 반려됐던 플라이양양의 경우 재무적 안정성 부분에서 추가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양양은 양양공항을 근거지로 출범을 준비 중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청주공항을 근거지로 하는 에어로K는 사정이 좀 더 복잡하다.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아시아'가 에어로K를 내세워 국내 항공시장에 우회진출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항공업계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항공법은 외국인이나 외국 법인이 항공사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할 수 없고, 외국 법인이 항공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어길 경우 면허가 취소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인데다 양국 정부 간의 협정으로 정해지는 항공 운수권은 국가 재산이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에서 국익을 위해 외국자본의 진입을 까다롭게 규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을 25% 이하, 일본은 30% 이하로 각각 규제하고 있다.

                                                [자료:항공업계 종합}

[자료:항공업계 종합}

 이 때문에 국토부는 에어로K의 주주구성, 주주별 주식발행가 등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로K는 AIK(Air Innovation Korea)라는 페이퍼컴퍼니가 100% 출자한 회사다.

 AIK의 최대주주는 각각 22.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에이티넘파트너스(투자회사)와 한화그룹이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136억원,한화그룹은 162억원을 출자했다. 해외투자지분은 22% 가량 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형식상으로는 아무 문제없는 것처럼 보여도 주주간 이면 계약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외국 자본이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외부 금융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세부 항목별로 철저하게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와 항공업계는 에어로K에 외국자본이 들어왔다면,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아시아와 연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아시아에서 고위직을 역임했던 인사가 현재 에어로K의 총괄운영부사장을 맡고 있다.

 에어아시아가 한국시장에 여러 번 노크했던 전력도 에어로K와 에어아시아 연계설의 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2014년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한국 법인 설립을 추진했다가 국토부의 반대로 실패했다.

 당시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그룹 회장은  “한국정부가 자국 항공사를 지나치게 보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외국 항공사의 진출을 막으면 결국 한국인 승객이 고비용 항공사와 한정적인 서비스에 갇히는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축구스타 박지성 전 국가대표 선수를 자사의 글로벌 홍보대사로 영입할 만큼 한국시장에 관심이 많다.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이 2012년 1월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축구 선수 박지성에게 항공기 모형을 전달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박지성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중앙포토]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이 2012년 1월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축구 선수 박지성에게 항공기 모형을 전달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박지성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중앙포토]

 진에어,제주항공,에어서울,티웨이항공 등 국내 6개 저비용항공사는 물론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등 기존 대형항공사가 새로운 항공사의 진입을 꺼려하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들 항공사들은 새로 항공사가 뛰어들 경우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뿐 아니라 조종사,정비사 등 인력 유출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한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시장 확대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조종사,정비사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당장 현장투입이 가능한 숙련된 인력을 빼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진에어

진에어

제주항공

제주항공

국내 여섯 번째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

국내 여섯 번째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현재 국내에서는 에어로K, 플라이양양 외에 에어대구(대구) ,남부에어(밀양) ,프라임항공(울산) 등 총 6곳의 저비용항공사가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에어로K의 김성천 부장은 “에어로K는 그 어떤 외국 항공사와도 관련이 없는, 순수 국내 자본이 모태가 된 항공 스타트업”이라며 “국내 기존 항공사들이 에어로 K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흑색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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