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유럽 갈 때 15만원만 더 내면, 비즈니스 클래스 같은 이코노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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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이코노미는 지긋지긋하다. 비즈니스는 부담스럽다. 그렇다면 중단 단계인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고려할 만하다. [사진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이코노미는 지긋지긋하다. 비즈니스는 부담스럽다. 그렇다면 중단 단계인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고려할 만하다. [사진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비행기는 철저히 계급(class)사회다. 계급은 이코노미·비즈니스·퍼스트 등 좌석으로 대변된다.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간격 넓고 개인 팔걸이도 #체크인 때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퍼스트는 차치하고라도 비즈니스가 좋다는 건 누구나 안다. 편안한 좌석과 기내 서비스 등 항공 여행 전반에 걸친 서비스가 이코노미와 차이가 난다. 관건은 가격이다. 11월 인천을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를 보자. 이코노미 좌석은 79만9900원(9월 19일 검색 기준)이면 살 수 있지만 비즈니스 운임은 이코노미 가격의 3배가 넘는 309만9400원이다. 이코노미보다 3~4배 비싼 비즈니스 클래스는 그림의 떡일까.

비즈니스는 부담스럽지만 지긋지긋한 이코노미 클래스를 벗어나고 싶다면 눈여겨볼 만한 제4의 좌석 계급이 있다. 이코노미와 비즈니스의 중간 클래스인 ‘프리미엄 이코노미’다. 2001년 영국항공이 처음 도입한 이후 캐세이퍼시픽·일본항공·델타항공 등 글로벌 항공 업계가 앞다퉈 프리미엄 일반석을 설치했다. 이코노미보다 1.5~2배 높은 운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항공사 수익 수단으로 삼고 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최고 장점은 ‘넓다’는 것이다.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이코노미는 좌석 간 간격이 86㎝ 전후다. 비즈니스는 127㎝ 이상 떨어져 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이코노미석보다 보통 10.2~20.3㎝ 정도 넓다. 어른 손 한 뼘 정도의 길이지만 옴짝달싹할 수 없는 이코노미와 비교해 보면 확실히 숨통이 트인다. 이코노미보다 4~10㎝ 넓은 좌석을 배치하고 개인 팔걸이를 설치해 개인 공간이 확보된다. 또 에어프랑스처럼 등받이를 감싸는 겉면이 딱딱하게 고정된 코쿤형 좌석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에 배치한 항공사도 있다. 코쿤형 좌석에 앉으면 뒷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의자를 마음대로 젖힐 수 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에 비즈니스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도 있다.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은 웰컴 드링크와 일회용품이 담긴 어메니티 키트를 제공한다. 에어캐나다는 비즈니스 클래스처럼 전용 탑승수속 카운터를 사용할 수 있고 우선 탑승·하차가 된다. 기내식도 일회용 그릇이 아니라 자기 접시에 담겨 나온다.

글로벌 항공사와 달리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도입하는 데 미적거렸던 국적 항공사도 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 5월부터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 ‘이코노미 스마티움’을 선보였다. A350 기종이 운항하는 노선에 한해서다. 현재는 인천~싱가포르, 인천~샌프란시스코 등에 제한된다. 일반석보다 좌석 간격이 7~10㎝ 넓고, 인천공항 비즈니스 라운지를 운영할 수 있다. 아시아나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특이한 점은 ‘정찰제’라는 것이다. 이코노미 클래스를 우선 예약하고 난 뒤 일정 금액을 추가하면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으로 업그레이드 받을 수 있다. 체크인 할 때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 남아 있으면 그때 선택해도 된다. 구매 운임은 한국~동북아 노선은 편도 3만원, 한국~미주·유럽은 편도 15만원이다. 대한항공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도입을 검토 중이다.

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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