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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라덴 아들 "무슬림 단결해 시리아 성전에 합류하라"

중앙일보

입력

2001년 9.11 테러 두달 뒤에 영상에 등장했던 함자 빈라덴. [AFP=연합뉴스]

2001년 9.11 테러 두달 뒤에 영상에 등장했던 함자 빈라덴. [AFP=연합뉴스]

"모든 무슬림은 단결해 시리아인에게 승리를 안겨라!"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함자 빈라덴이 전세계 무슬림에게 '시리아 성전'에 합류하라는 육성 메시지를 1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오사마 빈라덴은 국제 테레리스트 조직인 알카에다의 지도자로, 2011년 미군 특수부대의 총에 사살됐다.

AMN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함자는 14일 공개한 육성 메시지에서 "십자군과 시아파, 국제적 억압에 저항하는 시리아인을 위해 모든 무슬림은 연대하고 그들을 지원해 승리를 안겨야 한다"며 지하드(이교도를 상대로 한 이슬람의 전쟁)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시리아의 명분은 전세계 무슬림 공동체의 명분"이라면서 "신속하고 진지하고 조직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도록 각성해야 너무 늦기 전에 축복받은 시리아 민중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자의 이번 메시지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시리아 반군 조직에 힘을 보태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음성이 언제 어디서 녹음된 것인지에 관한 정보는 없었다.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상당 부분을 장악한 반군 조직 하이아트타흐리르알샴(HTS)은 옛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 '자바트 알누스라'를 주축으로 구성된 '급진 반군'으로 분류된다. 알누스라는 지난해 대외적으로 알카에다와 절연하고 '자바트 파테 알샴'으로 개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알누스라가 이름만 바꿨을 뿐, 급진적 본질은 그대로라고 본다.

미국 재무부는 함자가 1989년 사우디 제다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그의 어머니는 오사마 빈라덴의 세 아내 중 한명인 칼리아야 사바르다. 함자는 아버지가 사망한 이래 알카에다의 선전가로 활동했으며, 지난해부터 조직 내에서 존재감이 커졌다. 미국은 올해 1월 하자를 테러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전문가들은 함자가 알카에다의 지도자 자리를 승계할 준비를 하면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패퇴한 이슬람국가를 활용해 글로벌 지하드 운동을 '알카에다'라는 깃발 아래 통합하려 한다고 분석한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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