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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5·18 헬기조종사 17명 조사…8년 만에 암매장지 발굴도

중앙일보

입력

80년 5월 당시 광주 전일빌딩 앞을 날고 있는 헬기. 중앙포토

80년 5월 당시 광주 전일빌딩 앞을 날고 있는 헬기. 중앙포토

검찰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로 출동했던 군(軍) 헬기 조종사들의 신원을 확보하는 등 80년 5월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지검, "광주 출격 조종사들 인적사항 확보해 조사중"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전두환 회고록』 고소사건 #5·18기념재단은 암매장 추정지 발굴 8년 만에 재추진 #"광주 너릿재와 화순 인근 등 2곳 연말까지 조사 착수"

광주지검은 14일 “1980년 5월 18일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광주로 출격했던 헬기 조종사 17명의 신원과 연락처를 확보해 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 중앙포토

전두환 전 대통령. 중앙포토

검찰은 『전두환 회고록』과 관련한 고(故) 조비오 신부 측의 사자(死者)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위해 5·18기념재단 등으로부터 명단을 확보했다.

지난해 9월 선종한 조 신부는 1989년 2월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청문회에 출석해 자신이 목격한 헬기 사격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80년 5월 21일 낮 1시30분부터 2시 사이 호남동성당 주변 상공 헬기에서 ‘드르륵’ 소리와 함께 사격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전두환 회고록』

『전두환 회고록』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런 증언을 한 조 신부를 『전두환 회고록』을 통해 “가면을 쓴 사탄(이거나) 또는 성직자가 아니다”고 해 논란을 샀다. 이에 5월 단체들과 조 신부의 유족들은 ‘허위의 사실을 공연히 적시했다’며 지난 4월 전 전 대통령을 광주지검에 고소했다.

검찰은 5·18 당시 헬기 발포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조종사들에 대한 소환 및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1990년대 중반 전 전 대통령과 5·18에 대한 검찰 수사자료가 보관된 서울 중앙지검의 전자자료를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5·18 당시 군 헬기 출격 일자와 탑승자 명단, 탄약 지급 여부 등 관련 자료를 국방부에 요청했다.

전일빌딩 헬기 사격 지점

전일빌딩 헬기 사격 지점

5·18기념재단도 80년 5월 당시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네 번째 암매장지 발굴을 추진한다. 5·18 행방불명자를 찾기 위한 발굴 작업은 2009년 3월 3차 발굴 이후 8년 만이다.

5·18 암매장지 발굴은 2002년부터 총 3차례에 걸쳐 발굴이 이뤄졌으나 흔적을 찾지 못했다. 5월 단체들과 광주광역시는 1997년부터 2009년까지 암매장 제보가 접수된 64건 중 중복된 12곳과 제보가 미흡한 46곳을 제외한 9곳에 대해 발굴 작업을 했다.

국방부 5ㆍ18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 13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에서 헬기사격 총탄 자국 등을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국방부 5ㆍ18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 13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에서 헬기사격 총탄 자국 등을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암매장지 발굴이 다시 추진된 것은 ‘5·18 당시 암매장한 모습을 목격했다’거나 ‘장소를 알고 있다’는 제보가 최근 이어지고 있어서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동구 너릿재 제2수원지 쪽과 전남 화순의 한 도롯가, 북구 동림동 돌산, 평동사격장 등이 5·18 당시 암매장지로 거론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 중앙포토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 중앙포토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올해 안에 발굴이 가능하도록 암매장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며 “지형이 바뀐 곳도 있는 만큼 세부적인 확인을 거쳐 발굴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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