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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보위, 북핵 긴급 현안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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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북한이 6차 핵실험에 이어 언제든 추가로 핵실험에 나설 수 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추가 실험발사 가능성도 있다고 국가정보원이 4일 국회에 보고했다.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으로 그치지 않고 벼랑끝 도박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가정보원은은 이날 비공개로 개최된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은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가 이미 완공돼 있고 4번 갱도도 건설 중에 있는데 현재 완공 단계여서 추가 핵실험이 언제든 가능하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가 전했다.
 국정원은 특히 “북한이 정상각도로 북태평양 상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이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미군 기지가 있는 3000km 이상을 날아가 괌 근처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정상각도로 발사해 일본 상공을 통과해 2700여 km를 비행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이 대북 제재가 소용이 없다는 것을 과시하고 동시에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북한이 국제 사회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화성 12형, 화성 14형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은 수소폭탄이라고 발표했지만, 수소폭탄과 원자폭탄, 증폭핵분열탄 이 세가지 가능성을 다 염두에 두고 검증하고 있다”고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했다.
 핵실험장 위치와 관련해선 “2200m 높이의 만탑산에 위치해있고, 갱도를 전부 개발했다”며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 뒤 폐쇄했고 2번 갱도에서 2~6차 실험을 했다”고 이철우(자유한국당) 정보위원장이 설명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과 관련해 “최근 한ㆍ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국내 일부 국회의원과 언론의 전술핵 배치 요구가 강하니 정기적ㆍ정례적인 확장억제 자산 전개를 한반도에 하는 게 좋겠다고 미국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전술핵 배치 아닌가”라는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데 깊이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또 “북한의 어제 핵실험이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한다면 레드라인을 넘어서 것 아니냐”는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 물음에는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었다, 안 넘었다고 단정하는 건 별로 효과적인 얘기가 아니다”면서 “지난달 28일 우리가 작전개념을 완전히 바꿔 공세적 작전개념으로 하겠다고 보고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한ㆍ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 미군 폭격기의 참가를 우리 측에서 부정적으로 봤다는 얘기가 있다”는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질의에 “비무장지대(DMZ) 인근까지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도록 미국 측에 요구했다”고 답했다. 이는 남북 간 지나친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미군 폭격기의 비행 동선을 어느 정도 제한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국방부 장경수 정책기획관은 “6차 핵실험 폭발 위력은 지진규모 5.7을 고려할 때 약 50kt(1kt은 TNT 1000톤 위력)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미국에 핵투발 수단 확보를 과시하는 차원에서 ICBM급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구ㆍ박성훈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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