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한국 공중보건위기 대응 과정 '위기소통' 개선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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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내의'긴급상황실'(EOC).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관리 최전선이다. 연구원들이 메르스와 지카 바이러스 등 국내외 감염병의 최신 정보들을 수집,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중앙포토]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내의'긴급상황실'(EOC).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관리 최전선이다. 연구원들이 메르스와 지카 바이러스 등 국내외 감염병의 최신 정보들을 수집,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의 공중보건위기 대응 체계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서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메르스, 살충제 계란, 생리대 파동 등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됐던 ‘위기소통’ 분야는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질본, WHO 합동외부평가 결과 공개 #공중보건위기 대응역량 전반적으로 '우수' #"메르스 교훈으로 예방·탐지·대응 능력 향상" #위기 발생 시 '소통' 영역은 아직 부족 #협력기관 소통, 피해자 참여 등 낮은 점수 #"자기만족은 위험…시스템 강화 지속해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공중보건위기 대비·대응 체계의 객관적 점검을 위해 실시한 WHO 합동외부평가(Joint External Evaluation) 결과를 3일 공개했다.

로널드 존 WHO 합동외부평가단장은 “평가단은 대한민국이 신종·재출현 감염병 위기와 공중보건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발전된 체계와 역량을 보유했다는 데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며 “메르스 유행이 국가의 예방·탐지·대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주요한 시발점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평가는 예방, 조기 탐지, 신속 대응, 기타 4가지 분야 총 19개 영역에 대해 진행됐다. 한국은 48개 세부지표 가운데 예방접종, 검역, 방사능 사고 등 29개 지표(60.4%)에서 가장 높은 점수(5점)를 받았다. 현재 대응 역량이 있으며 지속 가능하다는 의미다.

평가단은 “높은 접근성과 접종률을 보인 예방접종 분야, 위기분석국제협력과와 긴급상황센터 신설을 통해 강화된 감염병 위기대응체계, 다양한 훈련과 평가를 시행하는 방사는 사고분야 등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우선순위에 따른 자원 확보 및 활용, 위기상황 발생 시 보건의료인력 파견을 위한 체계 구축 등 4개 지표(8.3%)에서는 ‘지속성에 문제가 있다(3점)’는 평가를 받았다. 대국민 위기소통(4점), 내부인력 및 협력기관 간 위기소통 및 조정(3점), 위기소통과정에서 피해 지역사회 참여 보장(3점) 등 지표가 포함된 위기소통 영역이 특히 취약했다.

평가단은 “한국이 19개 영역 전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자기만족은 위험하다”며 “향후 지속적인 재정투자와 시스템 강화, 다분야를 포괄하는 인력개발 지속 추진 국내외 공중보건위기 시 보건의료인력 및 의약품 교류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합동외부평가는 8월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1주일간 진행됐다. WHO 평가단은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 머물며 복지부·질병관리본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유관 기관과 토론을 통해 한국의 공중보건위기 대응역량을 평가했다. 인천공항 검역소, 광명시 보건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을 방문해 현장 대응 역량도 눈으로 확인했다.

합동외부평가단의 최종보고서는 약 2개월 후 WHO 홈페이지 통해 전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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