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면직된 중국군 실세 팡펑후이(房峰輝·66) 전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참모장에 이어 장양(張陽·66)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이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내달 18일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후진타오(胡錦濤) 지도부 시절 중용된 두 사람이 중앙군사위에서 나란히 낙마할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어서 사실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팡펑후이 상장·장양 주임 부패혐의로 쌍규 처분" #중국 소식통 인용해 홍콩·일본 매체 잇따라 보도 #내달 당대회 앞두고 시진핑 군부 장악 의도 해석 #중앙군사위 12명 중 시 주석 제외 11명 물갈이설도
홍콩의 중문뉴스사이트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과 산케이 신문은 1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팡펑후이 상장과 장양 주임이 지난달 30일 중앙군사위 청사인 베이징 바이 대루(八一大樓)에서 사실상 신병구속을 당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쌍규 처분'(기율당국이 비리 혐의 당원을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을 통고받았고 군 사정기관 기율검사위가 신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해방군보는 지난달 27일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 당시 ‘영웅’ 칭호를 받은 리쭤청(李作成·64) 상장(한국의 대장 격)이 육군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참모장으로 승진했다고 보도하면서 전임 참모장인 팡 상장의 거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연합참모부 참모장은 인민해방군의 최고 지휘기관인 중앙군사위 내에서도 핵심 요직으로, 한미 양국의 합참의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팡 상장은 후진타오 전 주석의 집권 당시 베이징 군구 사령원(사령관)·총참모부 총참모장 등 군부 내 핵심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으며 후 주석의 '심복'으로 불렸다. 장 주임 역시 후 주석 계열이며 두 사람 모두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시절 군내 실세였던 궈보슝(郭伯雄)과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가까웠다고 한다. 궈(郭)와 쉬(徐)는 모두 숙정됐다.
팡 상장은 참모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매관매직하고,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민해방군 중추인 중앙군사위 위원 11명 가운데 2명이 동시에 구속된 게 사실이라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 주석이 내달 18일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군 수뇌부에 대한 기반을 한층 강화하고자 궈보슝-쉬차이허우의 잔존세력를 제거하기 위해 팡펑후이와 장양을 쳐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중앙군사위원회 12명 중 시 주석을 제외한 11명이 모두 면직된 후 새로 임명될 거라는 관측도 나왔다. 홍콩 빈과일보가 1일 명경망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 이후 정점을 제외한 중앙군사위 전원이 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임 정치공작부 주임으로는 먀오화(苗華) 해군 정치위원이 임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의 31집단군에서 근무한 먀오 상장은 시 주석이 푸젠성장을 지낼 당시 인연을 맺었다.
올해 70세인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이미 퇴임하고, 장유샤(張又俠·67) 장비발전부 부장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중앙군사위원의 물갈이와 함께 시 주석이 중앙군사위 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기 중국 지도부를 확정하는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권력 기반인 군부를 확실하게 장악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