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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유적 연구는 고증에 충실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가야사에 대한 지자체의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유적 연구는 고증에 충실해야 합니다.”

김종진 신임 문화재청장 #“조사·연구할 TF·자문위 구성 #단계적으로 문화재 지정할 것”

김종진(61·사진) 신임 문화재청장은 최근 논란이 된 가야사 복원에 대해 “현재 가야 유적 조사·연구, 보전·관리 문제가 과하게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조만간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상반기까지 문헌 조사 등을 목록화하고, 필요하면 단계적으로 문화재로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31일 서울 충무로 한국의집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문화재청 내에 차장급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며 “지자체·전문가들과 협의를 계속해가며 보수·복원이 필요한 것을 선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초 ‘가야 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를 100대 국정 과제에 포함시켜 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이후 영호남 지자체들은 각종 사업 계획을 앞다퉈 발표해왔다.

김 청장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허가해야 한다는 지난 6월 행정심판 결정에 대해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판단을 하려고 한다. 문화재·법률·경제 등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해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전북 김제 출신의 김 청장은 ‘고졸 신화’의 주인공이다. 지방직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문화재청장까지 올랐다. 문화재청 기념물과장·재정기획관·기획조정관·차장 등을 거친 문화재 행정 전문가다. 문화재청 내부의 첫 청장 기록도 세웠다.

“여기까지 올라온 건 주변에서 많이 관심을 갖고 배려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재 행정은 10년, 15년 후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기관·과장 시절 남한산성 주변 상가를 정비했는데 201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처음에 하찮게 보였던 전북 고창 고인돌 유적도 2000년 세계유산에 올랐고요. 문화재는 국가와 지역의 핵심 콘텐트입니다. 부가가치를 계속 높여가도록 하겠습니다.”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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