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로 변한 휴스턴 오픈 골프장, 허리케인 ‘하비’ 덮쳐 홍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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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휴스턴 골프클럽이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쏟아진 폭우에 잠겼다. [사진 스티브 엘킹턴 SNS]

휴스턴 골프클럽이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쏟아진 폭우에 잠겼다. [사진 스티브 엘킹턴 SNS]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이 기록적인 폭우로 홍수 피해를 보았다. 28, 29일 이틀간 내린 비의 강우량이 미 역사상 최다인 1.25m(49.2인치)로 집계됐다. 미국 4대 도시로 꼽히는 인구 650만 명의 휴스턴에서는 곳곳의 단층주택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500년 만의 폭우에 망연자실 #가르시아, 버디 1개에 225만원 #피해자들 돕기 자선 이벤트도

골프장도 이 같은 홍수 피해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지난 4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셸 휴스턴 오픈이 열린 휴스턴 골프클럽도 침수됐다. 미국 골프 닷컴은 30일 ‘호수였던 곳이 거대한 바다로 변했다’고 피해 사실을 전했다.

PGA 투어에서 통산 10승을 거둔 스티브 엘킹턴(호주) 등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휴스턴 골프클럽 사진을 보면, 물로 완전히 잠겨 잔디와 호수의 경계가 사라졌다. 스티브 팀스 휴스턴 골프클럽 회장은 “잔디가 물에 오래 잠길 경우 더 큰 많이 손상된다. 100년이 흘러도 피해가 없도록 코스를 지키는 게 우리 일인데, 이번에는 5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폭우가 왔다”며 망연자실했다.

가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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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닷컴은 ‘최근 개조공사를 하던 코스들이 많은 피해를 보았다. 어느 정도 피해를 보았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휴스턴에는 150여 개의 코스가 있다.

휴스턴에 집이 있는 전 여자 골프 세계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남편과 부모가 무사히 대피했다는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골프 채널은 ‘휴스턴대 여자골프팀 코치인 루이스의 남편은 카약을 타고 침수된 휴스턴 골프클럽을 찾아가 10만 달러 상당의 골프 장비들을 갖고 나왔다’고 전했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수해 피해자들을 위해 특별한 자선 이벤트를 마련했다. PGA 투어 플레이오프 페덱스컵 기간 버디 1개에 2000달러(약 225만원), 이글 1개에 5000달러(약 562만원)씩 이번 피해지역에 기부하기로 했다. 가르시아는 지난달 31일 덱사스주립대에서 골프선수로 활약한 앤절라 에이킨스와 결혼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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