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KIA·넥센·삼성, 심판과 금전 거래 의혹

중앙일보

입력

심판과 금전 거래를 한 프로야구 구단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박재억 부장검사)는 30일 상습사기, 상습도박 혐의로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 최규순(5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프로야구 관련 지인 등에게 급전이 필요하다며 총 3000여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빌린 돈을 대부분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규순 전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과 그가 두산베어스 김승영 대표이사에 보낸 문자메시지. [일간스포츠, 손혜원의원실 제공=연합뉴스]

최규순 전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과 그가 두산베어스 김승영 대표이사에 보낸 문자메시지. [일간스포츠, 손혜원의원실 제공=연합뉴스]

'최규순 게이트'에는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 등이 얽혀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산 김승영 사장은 2013년 최 심판에게 300만원을 빌려준 일로 빚어진 물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물러났다. KIA는 직원 2명이 2102년, 2013년 100만원씩 보낸 사실이 지난 29일 틀통났다. 삼성은 관계자가 2013년 10월 4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검찰은 29일 넥센 이장석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이 대표는 돈 전달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단 직원이 돈을 건넨 사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넥센 관계자는 "검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 조심스럽지만, 직원 중에 한 사람이 돈을 건넨 사실이 있다"며 "퇴사한 사람이라 뒤늦게 인지했다"고 전했다.

두산을 제외한 모든 구단들은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문을 통해 "심판과 금전거래 사실이 없다"란 답신을 보낸 바 있다.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KIA-두산전이 15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됐다. 첫 개장된 챔피언스 필드에서 수많은 팬들이 경기를 지켜 보고 있다.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KIA-두산전이 15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됐다. 첫 개장된 챔피언스 필드에서 수많은 팬들이 경기를 지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승부조작이나 매수 정황에 대해서 "연루된 구단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했다. 지금까지 승부조작, 심판매수에 대한 정황이 포착된 건 없다"고 설명했다.

KBO는 연루된 구단에 경위서를 요청할 계획이며, 추후 징계도 검토중이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KBO가 의혹을 확인하고도 경고 조치만 내린 후 비공개로 사안을 종결한 것에 대해 검찰에 고발했다. 문체부는 자체 조사에서 심판 최씨가 두산, 넥센 이외에 다른 구단에도 금전을 요구한 사실을 KBO가 파악하고도 해당 구단의 답변만으로 조사를 마무리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검찰은 관련 사실을 조사 중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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