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내비게이션]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은 전공 적합성까지 고려해 뽑아 입학 후 학생들 만족도도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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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대입환경 - 현장 전문가에게 듣는다최재헌 건국대 입학처장

현재 정책 사교육 억제 초점 #수능 출제 경향 점차 쉬워져 #모의논술 응시 경험 큰 도움

교육정책이 변화하는 시점에는 새로운 요인들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불안의 요소가 커지기 마련이다. 최재헌 건국대 입학처장(지리학과, 대학원 세계유산학과 교수)은 입시와 교육을 연결한 식견을 갖고 있다. 입시와 관련한 공정관리업무를 10년 넘게 챙긴 인물이다. 건국대는 입학사정관제를 2009학년에 도입, 올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10년째 실시하고 있다. ‘현장의 브레인’ 최 입학처장으로부터 현재 대입 흐름의 맥을 진단하고 급변할 대입환경에 대처할 자세를 알아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재헌 건국대 입학처장은 “학종은 결과 위주의 평가에서 과정 중심의 평가로 변화된 전형”이라고 말했다. [사진 건국대]

최재헌 건국대 입학처장은 “학종은 결과 위주의 평가에서 과정 중심의 평가로 변화된 전형”이라고 말했다. [사진 건국대]

현장에서 고민되는 부분은.
“현재 대입변화의 흐름은 ‘쉽게’ 출제해서 학습부담을 줄이자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렇게 되면 교육경쟁력이 약화된다. 모든 사람을 평준화시키면 우수한 학생이 성장하고 대학이 그 학생에게 세계를 리드해나갈 수 있도록 교육할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 창의력을 갖춘 융합인재를 키워야 하는데 교육시스템이 받쳐주지 못하면 무슨 의미인가. 교육정책을 만들 때 현장의 목소리가 좀 더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건국대 입시의 지향점은.
“현 대입 정책이 사교육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교육 억제를 위해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예측 가능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입시가 자주 바뀌면 사교육이 흥한다는 얘기다. 수요자 입장에선 입시가 자주 바뀌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결국 사교육 시장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건대가 전형을 유지하는 배경이다.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가겠다는 게 건대 입장이다.”
건국대 수시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전면 철폐했다. 배경은.
“굳이 기준을 걸어두지 않아도 2009학년 입학사정관전형 운영 때부터 쌓인 평가 경험의 노하우를 통해 정성적인 종합평가로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배짱에서 맺은 결론이다. 매년 전형별 입학생의 학업성취도 및 이탈률과 학과만족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학종 입학생의 학업 성취는 전형 가운데 2위에 해당한다. 이탈률이 가장 낮고 학교 및 학과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건대 학종선발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건국대에게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란.
“학종은 결과 위주의 평가에서 과정 중심의 평가로 변화한 전형이다.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위해 고교 3년의 과정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평가이다. 현직 교사들은 학종으로 인해 고교가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은 자신의 진로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교사는 학생의 관심과 목표에 관심을 갖고 지도하게 됐다. 학종이 평가하고자 하는 바는 이러한 과정이다. 학종으로 인해 대학도 변화했다. 우리 대학 우리 학과에 적합한 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건대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대학생활 적응도가 높게 나타나며 학과와 전공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공정성’을 ‘객관성’으로만 접근한다면 수능점수나 내신등급 등 숫자로만 줄 세워서 선발하는 것이 적합할 수 있다. 그러나 ‘타당성’으로 접근한다면 우리학교 우리학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까지 고려해 선발하는 학종이 적합하다.”
건국대의 학종 평가 방식은.
“‘다수다단계’ 평가절차로 운영된다. 여러 단계에 여러 명의 평가위원이 한 학생의 평가에 관여하므로 한 평가위원의 영향력이 최소화된다. 면접평가의 ‘면접재심’은 건국대에만 있는 절차다. 학종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제대로 된 평가인원이 필요하다. 전임사정관이 확보돼야 하고 교수로 구성된 위촉사정관이 전공별로 구성돼야 한다. 건국대는 모의서류평가를 통해 평가의 눈높이를 맞추는 교육, 고교 교육 과정에 대한 이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방법, 모집단위 인재상 공유 등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건국대의 논술 전형은.
“철저하게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만 문제가 출제되도록 구조화했다. 건국대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KU모의논술 응시를 추천한다. KU모의논술은 실제 고사장에서 논술고사와 유사한 유형과 경향의 문제로 치러진다. 출제 의도와 해설 및 우수 답안을 공개해 수험생 본인의 준비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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