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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이란전에서 '중국화' 논란 잠재울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6년 4월19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포항 스틸러스와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전반전 경기. 광저우 김영권(오른쪽)이 포항 문창진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4월19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포항 스틸러스와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전반전 경기. 광저우 김영권(오른쪽)이 포항 문창진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화'란 말을 자제해 주셨면해요. 선수들이 위축됩니다."

축구대표팀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지난해 10월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 4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국내기자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중국프로축구로부터 거액의 제의를 뿌리치고 유럽에 남았던 기성용이 총대를 메고 팀 동료들을 감쌌다.

요즘 축구계에서 '중국화'란 단어는 한국선수들이 중국프로축구에서 뛰면서 실력이 퇴보했다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중국파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부진하자 축구팬들이 조롱의 의미로 쓰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 시절 중국파 위주로 구성된 수비진은 부진했다. 최종예선 A조 8경기에서 10실점했다. 카타르와 함께 A조 최다 실점이다. 반면 이란은 8경기에서 무실점했다.

한국축구대표팀 권경원(왼쪽)과 장현수(오른쪽)가 28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파주=양광삼 기자

한국축구대표팀 권경원(왼쪽)과 장현수(오른쪽)가 28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파주=양광삼 기자

신태용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31일 이란과 최종예선 홈 9차전, 다음달 5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10차전을 앞두고 중국파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중앙수비 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주영(허베이), 미드필더 권경원(톈진), 정우영(충칭)을 뽑았다. 최근까지 중국에서 뛰었던 중앙수비 장현수(FC도쿄)도 불렀다.

신태용 감독은 "중국프로축구에서 기량이 좋아서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데려간 선수들이다. 조금만 가다듬으면 수비 불안함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축구대표팀 김기희(왼쪽)와 정우영(오른쪽)이 28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파주=양광삼 기자

한국축구대표팀 김기희(왼쪽)와 정우영(오른쪽)이 28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파주=양광삼 기자

'중국화 논란'에 대해 중국파 선수들은 억울한 측면도 있다. 중국프로축구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어 세계적인 선수들을 쓸어담고 있다. 외국인선수 3명만 출전하도록 규정을 바꿨지만 한국 선수들은 최근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출전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이들은 중국 무대에서 오스카(상하이 상강), 헐크(상하이 상강), 알렉산드레 파투(톈진), 에세키엘 라베치(허베이) 등을 상대하고 있다. '중국화'란 말을 거꾸로 적용하면 세계적인 선수들을 막으면서 실력을 늘릴 수 있다. 현실적으로도 중국에서 뛰는 수비수들을 제외하고 K리그 등에서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다.

대표팀 주축 수비수로 활약하다가 부상을 딛고 1년 만에 돌아온 김영권은 지난 23일 "중국화가 답이란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국화 논란이 끊이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나온 발언이다.

결국 중국파 선수들이 이번 최종예선 2경기에서 실력으로 증명하는게 최선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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