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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첫날, "우리의 경쟁상대는 외부에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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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8일 당 대표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그의 첫날 행보는 ‘당의 결속’과 ‘강한 야당’에 맞춰져 있었다.

이승만ㆍ박정희ㆍ김영삼ㆍ김대중 묘역 참배 #호남 중진들은 참배에 대거 불참 #최고위서 "우리 경쟁 상대는 외부에 있다" #安의 선명야당론에 보수야당 꿈틀 #자유한국당 정우택 "선거연대 하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오전 취임축하 인사차 국회 당 대표실로 예방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아 인사했다. 안 대표가 회의실 벽에 붙은 글을 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오전 취임축하 인사차 국회 당 대표실로 예방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아 인사했다. 안 대표가 회의실 벽에 붙은 글을 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안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대통령 묘역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안 대표는 이승만ㆍ박정희ㆍ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참배했다. 당초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만 참배하기로 했지만 안 대표가 현장에서 일정을 바꿨다. 안 대표는 “지난 대선 때도 네 분의 묘역을 모두 찾았다”고 설명했지만, 그가 내세운 진보ㆍ보수를 아우르는 ‘중도노선’을 강조하기 행보로 풀이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국립현충원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안 대표 오른편에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장진영 최고위원이 자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국립현충원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안 대표 오른편에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장진영 최고위원이 자리했다.

 일정추가로 시간에 쫓기자 안 대표는 “별도의 의전은 필요 없다”며 취재진이 탄 버스에 동승해 이동했다. 안 대표의 옆자리는 송기석ㆍ최도자 의원, 문병호 전 최고위원, 장진영 최고위원 등으로 매번 바뀌었다.안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중 지난 대선 때 부족했던 점으로 소통 부족을 꼽았다.
 하지만 이날 안 대표의 참배일정에 동참한 호남의 재선 이상 의원은 김동철 원내대표와 김관영 의원이 유일했다. 이날 당 대표실에서도 손금주ㆍ송기석ㆍ최명길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곁을 지켰다. 호남 중진들의 반발이 여전히 만만치 않다는 방증이었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는 첫 최고위 회의에서 ‘동욕자승(同欲者勝ㆍ구성원이 같은 것을 원하면 승리한다)’이라는 성어를 꺼내 들었다. 안 대표는 “우리의 경쟁상대는 외부에 있다”며 “하나로 똘똘 뭉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 다하겠다. 우리는 함께 하나 되고 반드시 함께 승리할 것”이라면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안 대표는 "대한민국의 정치개혁과 미래를 향해 전진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안 대표는 "대한민국의 정치개혁과 미래를 향해 전진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연이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공을 예고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항상 깨어있는 야당이 돼야 한다”며 “국민 편가르고, 민생과 국익 반하는 일이라면 날선 비판으로 강력히 저지하는 야당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지금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받는 상황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사법부의 독립성 지키고 개혁을 달성 할 수 있을지 인청 과정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는 “여당보다는 야당과 더 많은 대화를 해달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선명야당 노선에 보수야당도 꿈틀되기 시작했다. 당장 국민의당의 이탈로 번번이 야권공조에 실패했던 자유한국당이 기대감을 보였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야당으로 거듭 태어나는 국민의당이 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오전 취임축하 인사차 국회 당 대표실로 예방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아 인사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오전 취임축하 인사차 국회 당 대표실로 예방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아 인사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정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ㆍ국민의당ㆍ바른정당이 모두 참여하는 ‘야권 연대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각 당이 지방선거 후보를 내서는 승산이 없다"며 "야3당만이라도 단일후보를 내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꽤 많다. 수도권만이라도 선거연대를 해보자는 개인적인 제안이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정치개혁의 쌍두마차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대표가 당장은 보수야당에서 제시하는 연대론에 손을 내밀 가능성은 적다. 안 대표는 "지금은 선거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며 연대론에 선을 그었다. 당분간은 당 지지율 상승에 매진하겠다는 뜻이다. 당내에서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후 선거연대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많다. 그렇지만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에서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안 대표도 성급하게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한국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정체성이 다르다"는 불가론이 주류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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