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투정이냐' 박용진 발언 논란에 文 대통령 "우리 모두 여유를 갖자"

중앙일보

입력

[사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사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점심 메뉴에 관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글에 '반찬 투정한다'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역설적인 표현으로 여유 있게 봤으면 좋겠다"며 대신 해명했다.

27일 문 대통령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지에 "우리가 워낙 팍팍한 정치를 오랫동안 겪었기 때문에 여유를 가질 수가 없었지만, 이젠 좀 달라져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모두의 여유를 위해 농담을 보태본다"며 오찬 메뉴가 곰탕이었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과거 청와대가 국민의 위화감을 느낄만한 호사스런 메뉴로 비난을 받은 사례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역대 청와대는 초청 인사들에게 소박한 음식을 제공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늘 칼국수를 내놓은 대통령도 계셨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그는 "식사 자리가 대통령과의 대화와 함께 진행되다 보니 소박한 음식마저 제대로 먹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며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로 초청받아 청와대를 찾았지만, 대통령님 말씀을 듣느라 숟가락을 제대로 들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과거 청와대 식사 자리에 초청받아 가면 나오는 길에 다들 청와대 주변 곰탕집이나 설렁탕집으로 몰려가 곰탕이나 설렁탕 한 그릇씩 하고 헤어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이번엔 아예 그런 일이 없도록 청와대가 곰탕을 내놓았다"고 메뉴 선정의 이유를 추측하며 "어떻습니까? 우리 모두 좀 더 여유를 가지자는 농담"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글을 올린지 1시간여 만에 3000명 이상이 '좋아요'를 누르며 해당 글에 공감했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에 "청와대 밥은 부실해도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당청의 의지는 식탁 가득 넘쳐났다"며 김치, 깎두기, 시금치 반찬이 담긴 청와대 오찬 사진을 게재했다. 이후 "국회의원이 반찬 투정이냐"며 비판적인 댓글이 이어졌고, 박 의원은 "밥이 소박했다"고 정정했다.

그럼에도 비판이 이어지자 박 의원은 "오해들 마시라. 반찬투정 아니다"라며 "청와대 식사가 소박하고 간결했다. 깔금하고 좋았다. 다 드신 분들 중에도 양이 적다고 하신 분들 있었지만 설마 국회의원이 청와대 오찬 다녀와 반찬투정하겠나"라고 재차 글을 올렸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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