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기 왕위전] 화제의 扶安대국, 이창호 1집반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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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제37기 왕위전 도전5번기 제2국
[총보 (1~304)]
白.도전자 曺薰鉉 9단 | 黑.왕위 李昌鎬 9단

오후 8시, 드디어 대국은 끝났다. 무려 3백4수. 오전 9시반부터 장장 10시간 반의 혈전이었다.

검토실의 관계자들이 우르르 대국장으로 몰려들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속에서 두 사람은 계가를 시작했다.

쌍방 마지막 초읽기에 몰려있었는데 이창호9단은 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승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曺9단 쪽은 검토실처럼 반집승부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계가가 자신의 1집반 패배로 나타나자 그의 얼굴엔 잠시 '그런가'하는 표정이 스치고 지나갔던 것이다.

이날 부안 대국에서 이창호9단의 종반은 참으로 예상 외였다. 반면 10집 정도로 여유있게 남는 바둑을 하변 179의 곳 패에 집착해 계속 손해를 본 끝에 아슬아슬한 승부로 몰고 갔다.

이 바람에 승부는 한없이 길어졌고 대국장을 호위하던 경찰대장으로 하여금 "도대체 언제 끝나느냐"고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변산반도 부안에서 경찰 6개 중대의 호위 아래 벌어진 왕위전 도전2국은 이렇게 끝났다. 백의 패인은 우상귀 58이 첫손에 꼽혔다. 현찰 20집짜리인 이 수는 결정적인 순간 曺9단을 패배의 구렁텅이로 유혹했다.

그 장면을 옮긴 것이 '참고도'. 이 그림은 백58부터 흑63까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 여섯수에서 승부가 흑쪽으로 기운 것이다. 백1로는 A에 지킨 다음 B의 곳과 1의 곳을 맞보기로 해야 했다.

부안 대국 2박3일 동안 힘든 일이 산적한 가운데서도 완벽하게 대국을 뒷바라지해 준 부안군청 김동룡 과장 등 관광문화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26=20, 28=5, 145=106, 158=54, 175=155, 182.192.198.204.218.224.246=38, 185.195.201.207.221.231.304=179 ).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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