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 vs 환경보호…해상풍력 건설 두고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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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기의 소음·진동·전자파 등이 논란이 되면서, 해외에선 바다에 풍력발전소를 설치하는 추세다. 주민들이 거주하지 않는 바다에 발전기를 설치하면 육상 풍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논란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민 “멸종위기종 죽어나간다” 주장에 #한국해양풍력 “오히려 어류 풍부해져” #“어패류 대거 밀려와” vs “유속·조류 변화 없어”

그러나 해상 풍력발전소는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바다ㆍ해양생물에 피해를 준다"는 주민들의 주장과 “오히려 해양생물이 다양해진다”는 발전업체의 반박이 맞서고 있다.

부안 해변에 밀려온 상괭이 사체

한국해상풍력이 해상풍력발전단지 공사를 시작한 이후 부안 앞바다 해변에 죽은채 밀려온 상괭이. [강채열 씨 제공]

한국해상풍력이 해상풍력발전단지 공사를 시작한 이후 부안 앞바다 해변에 죽은채 밀려온 상괭이. [강채열 씨 제공]

전북 고창·부안 앞바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5월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 사업'이 시작된 이후 한국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 사체가 잇달아 발견됐다.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 돌고래로 입꼬리가 올라가 ‘스마일 고래’로 불린다.

김영진(55)·강채열(48)씨 등 어민들은 중앙일보에 상괭이 사체 사진을 보내왔다. 이들은 5월 말 해상풍력발전단지 공사를 시작한 이후 상괭이 사체가 자주 보인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죽은 상괭이가 썰물에 밀려오는 일은 3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인데, 올해 5월 말 이후 벌써 4마리나 봤다”고 말했다.

상괭이가 해상풍력발전소 공사 때문에 죽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발전소 건설을 진행 중인 '한국해상풍력' 측도 "어민들의 주장은 과학적 연관성 자체가 부실하다"는 입장이다.

이봉순 한국해양풍력 사장은 “덴마크 호른스레우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당시 주변에 서식하던 어류(42종)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었고, 해양 포유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내용의 연구자료도 있다"며 “북유럽·제주도에서 설치한 해상풍력발전소는 발전기 자체가 고기집 역할을 해서 오히려 어류가 더 풍부해졌다”고 강조했다.

어패류가 대거 떠밀려오는 부안 앞바다

한국해상풍력이 해상풍력발전단지 공사를 시작한 부안 앞바다. [강채열 씨 제공]

한국해상풍력이 해상풍력발전단지 공사를 시작한 부안 앞바다. [강채열 씨 제공]

고창 앞바다에서 바지락 어장을 운영하는 이성태(50) 씨 등 어민은 “공사가 시작되면서 해안가에 갑자기 조개껍데기가 엄청나게 밀려온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풍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이상조류의 영향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해양풍력은 “풍력발전기가 유속·조류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며, 일반적으로 조류는 해상풍력단지를 피해서 흐른다”고 반박했다. "이상 자연현상이라고 보는 것 역시 과학적 근거가 없다"라는 게 한국해양풍력의 주장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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