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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주도 수니파 연합군 예멘 공습으로 60명 폭사…"민간인 다수 포함"

중앙일보

입력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수니파 연합군이 23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이 장악한 수도 사나에 위치한 한 호텔을 공습해 60명 가량이 숨졌다. 현지 언론들은 최소 40~70명 가량이 이번 공습으로 숨졌다며 "민간인 수십명이 죽었다"고 전했다. 공습에 따른 민간인 희생이 잇따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사진 알자지라 홈페이지]

[사진 알자지라 홈페이지]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군은 이날 새벽 사나 인근의 2층짜리 호텔 건물에 공습을 실시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사우디군의 전투기가 이날 오전 4시께 사나에서 북쪽으로 약 35㎞ 떨어진 아르하브 마을의 모텔을 폭격해 민간인 수십 명이 죽었다"고 전했다.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더미에서 추가적으로 시신이 수습되고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14년 9월, 시아파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점령하면서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전격 망명했다. 이에 수니파 국가들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반군을 선동해 지원에 나섰다며 2015년부터 수니파의 맏형 격인 사우디의 주도로 9개국이 연합해 반군과 맞서고 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후티 반군을 비롯, 이들과 결탁한 알리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의 군대를 대상으로만 공습을 실시하고 있다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교, 병원, 시장 등 민간 시설에 대한 오폭이 잇따라 민간인 희생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의 예멘 내전 개입 이후 지금까지 1만명이 넘는 민간인이 숨졌고, 300만명이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수백만명이 식량과 식수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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