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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북 위협 확실히 존재, 장사정포 서울 타격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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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과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미 미사일방어국장 등이 22일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과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미 미사일방어국장 등이 22일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등 미군 지휘부 4명(별 15개)이 22일 오산 미군기지 안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대 앞에서 일렬로 섰다. 션 게이니(육군 준장) 제94 방공미사일사령관과 김병주(육군 대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도 함께 있었다. 게이니 사령관은 태평양 지역의 미 육군 방공 전력을 지휘한다. 이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내외신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으면 한 명씩 마이크 앞으로 나와 답변했다.

‘별 15개’ 미군 지휘부 합동 회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은 사드 언급 #“모든 미사일 요격할 자신 있다” #미, 중·러 기업 10곳 등 추가 제재 #북 노동자 수출 주선회사 2곳 포함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과 핵탄두 탑재가 레드라인”이라는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은 “나는 문 대통령의 레드라인에 대해 설명하고 싶진 않다”면서 “외교가 중요하며, 또 군사적 수단의 지원을 받는 외교적 수단이 더 강력하고 더 효과적이라는 걸 분명히 믿는다”고 답했다.

“미국이 북한과 주한미군 철수를 협상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는 1950년 ‘애치슨 라인’을 연상케 한다”는 질문이 나오자 잠깐 정적이 흘렀다.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 당시 미국 국무장관인 딘 애치슨이 미국의 동북아시아 방위선을 발표하면서 한국을 대상에서 빠뜨렸고, 이는 김일성의 오판을 불렀다는 게 후대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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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하이튼 전략사령관이 나와 “당시 한반도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한·미 동맹이 있다. 또 북한·중국·일본 등 다양한 주변국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철수는) 훨씬 더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과 관련,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은 “정확한 일정이나 어떤 조건이 있으면 선제타격을 하겠다는 것은 군사적 전략이기 때문에 먼저 공개하긴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국장은 “미사일 방어 체계 시험은 충분히 진행하고 있으며 모든 위협에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 해리스 태평양사령관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는 16번의 실험에서 모두 성공했다. 방어 지역 안에 들어온 미사일을 요격할 자신이 있다”고 거들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북한이 남한을 향해 핵을 사용할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적다”는 지적이 나오자 “북한의 위협은 확실하게 존재한다. 장사정포는 정말로 서울을 타격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에드워드 마키(민주당,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간사) 상원의원이 이끄는 미 상·하원 대표단도 내외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마키 의원은 “북핵 문제에 있어 군사적 해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대표단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대표단 중 유일하게 공화당 소속인 앤 와그너 하원의원은 “우리는 전쟁에 대비는 돼 있지만 전쟁할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22일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과 러시아 기업 10곳과 개인 6명에 대해 추가 제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5일 통과시킨 새 대북제재결의안(UNSCR 2371)에 의해 시행됐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이날 공개한 제재 대상 리스트에는 중국의 북한 석탄·광물 수입 업체, 석유 수출 업체, 북한의 해외 금융거래를 지원한 중국 은행들이 포함됐다. 해외에 북한 노동자 수출을 주선한 회사 두 곳도 추가됐다.

재무부는 “제재는 북한 핵 탄도미사일 개발을 돕는 것으로 이미 지목된 사람들을 지원한 제3국 기업·개인, 북한과 에너지를 거래한 기업·개인, 북한의 해외 인력 수출을 돕거나 제재 대상 북한 기관의 미국이나 국제 금융거래 시스템 접근을 도운 개인·기업이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세컨더리 제재’를 본격화했다는 의미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재무부는 북한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이들의 미국 금융 시스템 접근을 차단해 대북 압박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이철재·유지혜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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