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춘천서 시외버스·지하철 타고 홀로 대법원에 도착
차기 사법부 수장으로 파격 인선된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하철을 타고 오는 '파격'을 연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김 후보자를 지명하자 법조계에서는 "파격을 넘어 충격"(고등부장 출신 변호사)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 후보자는 22일 오후 3시 20분쯤 양승태(69·2기) 대법원장을 면담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를 방문하면서 현재 근무지인 춘천에서 강변 동서울터미널로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한 뒤 지하철을 타고 대법원에 도착했다. 수행원도 없이 온 탓에 대법원도 김 후보자의 구체적인 동선과 도착 예정 시간을 미리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이날 "저는 31년 5개월 동안 법정에서 당사자와 호흡하며 재판만 했다"며 "그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어떤 모습인지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대법원장직 수행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양 대법원장보다 사법연수원 13기수 아래이며 현직 13명 대법관 중 9명이 기수 상으로 선배다. 또 대법관 경험 없이 일선 법원장에서 대법원장으로 직행하는 점 등을 들어 일각에서는 사법부 수장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표하는 반응도 있다. 우려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저도 불안하지만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으면 아마 시작을 안 했을 것"이라며 "더 열심히 해서 기대에 부응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내달 24일로 6년 임기가 끝나는 양 대법원장은 김 후보자를 만나 지명을 축하하고 사법 개혁 추진과 최근 불거진 법원 내부갈등 봉합 등 차기 대법원장의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조만간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의 지원을 받아 청문회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청문회는 다음 달 초순쯤 이틀간 열릴 전망이다.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임명되면 대법관 출신이 아닌 세번째(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을 제외하면 둘째) 대법원장이 된다. 1960년대 7년간 재임했던 조진만 대법원장이 1968년 퇴임한 이래 49년 만의 일이다.
김명수 후보자 프로필
-1959년 부산 출생
-1977년 : 부산고 졸업
-1981년 : 서울대 법학과 졸업
-1983년 : 25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15기)
-1988년 : 서울북부지원 판사로 임명
-1999년~2002년 : 대법원 재판연구관
-2002년~2004년 : 수원지법 부장판사
-2004년~2007년 :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2009년~2010년 :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2010년~2016년 : 서울고법 부장판사
-2016년 2월~ : 춘천지법원장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