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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대선자금분석]오프라인 재래식 선거전은 유세차량이 '돈 먹는 하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민주당 슈퍼문 유세단이 대선 하루 전인 5월8일 광화문 광장서 율동하고 있다. 채윤경 기자

민주당 슈퍼문 유세단이 대선 하루 전인 5월8일 광화문 광장서 율동하고 있다. 채윤경 기자

 19대 대선 당시 전국을 누비며 율동을 췄던 더불어민주당 ‘슈퍼문’ 유세단이다. 대선 전날인 8일 이 한 장면이 나오는데 얼마의 비용이 들었을까?
서울 광화문에서 주로 보인 5톤 유세차량의 하루 비용은 407만원선. 영상을 재생할 수 있도록 만든 전광판 176만원, 확성기 87만원, 차량 임차료 33만6000원, 기사 인부 12만8000원 등을 포함한 하루 이용료다.

이날 광화문 집중유세에는 연출팀도 동원됐다. 총 14차례 집중유세 연출비용은 2억711만원. 하루 1480만원꼴이다. 로고송 5곡의 사용료 4310만원(하루평균 195만원)이다.

선거운동원들이 입은 야구점퍼는 한 벌에 2만5000원, 티셔츠는 2150원이다. 장갑과 신발을 제외하고 40여명의 단체복 비용으로 110여만원이 들었다. 유세차량에 올라선 의원들의 점퍼와 어깨띠(3850원), 차량 옆에 걸린 현수막을 포함하면 총 130여만원이 된다. 오프라인 집중유세 한 장면에 대략 2210만원 정도가 드는 셈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선을 하루 앞둔 5월 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선을 하루 앞둔 5월 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프라인의 재래식 선거전에선 유세차량이 '돈 먹는 하마'였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각 정당의 회계내역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유세차량 대여비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선거기간 중 유세차량에만 111억7844만원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83억7007여만원을 썼다. 전체 선거비용의 23.2%, 19.5%를 차지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3억2441만 신고했다. 이는 중앙당에서 지출한 돈만 신고한 결과였다. 홍 후보측은 각 지역위원회에서 유세차량을 개별임대하게 해 실제 총합은 수십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대선 4~5위인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5억4760만원(11.4%),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억4886만원(9.9%)을 썼다. 심 후보는 “제주 지역에서 유세차량을 운영했는데, 정의당으로선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유세차량을 가동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그런 유세차량을 문 후보는 전국에 310대 운영했다. 22일의 선거기간동안 1톤트럭 비용은 3726만원, 2.5톤은 4726만원, 5톤은 8956만원이 들었다. 세종류의 트럭 310대를 운영한 결과가 111억7844만원이었다. 문 후보의 유세차량 중 서울 집중유세에 주로 쓰인 5톤 트럭은 무대가 위로 들려올라가는 리프트 방식이었다. 트럭 양옆과 뒤쪽으로 거대한 스크린이 있어 멀리서도 무대가 보이도록 했다.

홍 후보는 중앙당을 통해 5톤 트럭의 뚜껑이 옆으로 열리는 ‘윙(wing)바디' 형식’의 유세차 한 대를 포함해 1톤 트럭 유세차 등을 이용했다. 5톤트럭 한 대를 공식선거기간(22일) 동안 운행하는 비용은 8020만원 정도로, 하루 평균 364만원꼴이었다. 다만 지역위원회가 개별 임대한 차량 대수 등은 회계자료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었다.

안철수 후보는 280여대를 움직였다. 서울ㆍ인천에 62대(18억9600만), 대전ㆍ충청에 32대(8억9700만), 부산ㆍ울산ㆍ경남에 43대(12억7200만원), 대구ㆍ경북ㆍ강원에 41대(11억4000만), 광주ㆍ전라ㆍ제주 지역이 43대(11억9100만) 등이다.

재래식 선거전에는 유세차량 외에 다양한 곳에 선거비용 지출이 있었다.
선거용 소품(당 점퍼, 모자, 양말 등)에 문 후보는 6억8271만원, 홍 후보는 1억691만원, 안 후보는 2억3718만원을 썼다. 당원들과 봉사자들의 식대, 교통비 등을 포함한 인건비는 안 후보가 4억3558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문 후보는 1억5616만원, 홍 후보는 1억5589만원이었다.

◇방송연설, KBS 8번-MBC는 2번만한 문 후보=후보 본인과 찬조연설자들이 나서는 방송연설은 전통적인 선거방법 중 하나다. 세 후보가 공통적으로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한 곳도 방송연설이었다. 그만큼 '단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방송 연설에 105억 가까이 투입했다. KBS에 20분간 연설을 내보내는 대가로 4억8433만원이 들었다. MBC는 20분 연설에 드는 돈이 2억1590만원이었다. 문 후보는 KBS에 TV연설 8회(본인연설+찬조연설), 라디오 연설 등을 포함해 45억여원을 투입했다. 반면 본인이 직접 개혁대상으로 지목한 MBC에는 두번만 연설을 해서 지출이 4억여원이었다. SBS(방송1회와 라디오 8회)에 쓴 돈은 4억여원이었다.

문 후보 다음으로는 안철수 후보가 방송연설에 많은 돈을 썼다.안 후보는 KBS에 32억9221만원, MBC에 25억7235만원, SBS에 29억8361만원을 지출하는 등 99억2864만원을 투입했다. 홍 후보는 KBS(4회), MBC(2회) 등에 30억5480만원을 썼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선거기간 중 방송연설을 하지 않았다. 20분에 4억8000여만원(KBS)인 비용 탓이다. 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동안 48억여원을, 심 후보는 35억여원을 선거비용으로 썼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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