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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졸면 자동 급정거 … AEBS, 6년 내 모든 광역·고속버스에 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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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안전연구원 시험장.

교통공단, 첨단안전장치 시연 #깜빡이 안 켜거나 차 나타나면 ‘삑’ #연내 수도권 3000대에 경보기 장착

첨단 자동비상제동장치(AEBS)를 장착한 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편엽서 크기로 외부에 노출된 AEBS는 버스 앞부분 번호판 옆에 달려 있었다. 센서로 앞 차와의 거리, 차량 주행속도 등을 고려해 추돌 위험성을 경고하고 필요하면 스스로 급제동을 거는 장치다.

이구형 교통안전공단 연구원은 시속 45㎞로 버스를 운전하다 버스 전방 100m에 스티로폼 등으로 제작된 자동차 모형을 발견하고는 일부러 눈을 감았다. 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버스는 자동으로 자동차 모형 바로 앞에서 급정거했다.

이어 차로이탈경고장치(LDWS)와 전방충돌경고장치(FCWS)를 장착한 버스가 시험장에 들어왔다.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옮기자 삑삑 하는 경고음이 나왔고,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좌석도 흔들렸다. 전방에 자동차 모형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LDWS와 FCWS는 버스 운전석 오른쪽 유리창에 설치된 센서가 차선과 전방 물체 등을 감지해 작동한다.

교통안전공단이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버스 자동비상제동장치(AEBS)를 테스트하고 있다. AEBS는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가늠해 추돌 위험을 경고하고,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급제동을 거는 장치다. [교통안전공단 동영상 캡처]

교통안전공단이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버스 자동비상제동장치(AEBS)를 테스트하고 있다. AEBS는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가늠해 추돌 위험을 경고하고,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급제동을 거는 장치다. [교통안전공단 동영상 캡처]

김성섭 교통안전공단 부연구위원은 “AEBS 등의 첨단 안전장치는 일차적으로 추돌 사고를 막을 수 있고 어쩔 수 없이 추돌 사고가 나더라도 피해를 줄이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엔과 유럽연합(EU)의 연구에 따르면 AEBS와 LDWS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각각 18%, 15%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대형 참사가 잇따르자 올해 말까지 수도권 광역버스 3000여 대에 LDWS와 FCWS를 장착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토부는 대당 500만원 정도인 AEBS의 설치도 확대키로 했다. 안석환 국토부 대중교통과장은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6년 뒤에는 모든 고속버스와 광역버스에 AEBS가 설치된다”고 말했다.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교통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첨단안전장치 보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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