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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문재인 정부 '핫피플' 탁현민이 어떤 일을 하는지 봤더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오전 10시30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30분 남겨놓고 청와대 영빈관은 최종 리허설로 분주했다. 사회를 맡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긴장한 표정 속에 자신의 멘트를 연습했고, 단상 양옆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는 행사 때 사용할 동영상이 나왔다.

탁현민 행정관이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전 최종 리허설을 지휘하고 있다. 강태화 기자

탁현민 행정관이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전 최종 리허설을 지휘하고 있다. 강태화 기자

“BGM(배경음악)! 자, 왼쪽으로 내려가시고! 계단이 이쪽에 있어요.”

탁현민 행정관, 100일 기자회견 등 기획 총지휘 #문 대통령 "논란 알지만 위법 사항은 아니지 않나"

최종 리허설 내내 현장을 지휘하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었다. 그는 영빈관에서 유일하게 이동식 마이크를 들고 문 대통령의 동선과 배경음악, 동영상, 진행자의 멘트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준비시켰다.

윤 수석이 마무리 멘트를 연습하자 탁 행정관은 “자~! (대통령이) 빠져나갈 때까지는 멘트를 계속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움직일 동선과 그 때 나올 음악, 사회자의 멘트….

탁 행정관은 ‘각본 없는 드라마’로 평가받은 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의 총책임자였다. 문 대통령이 입장하기 전에는 가수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 박효신의 ‘야생화’, 윤종신 곽진언 김필의 ‘지친 하루’, 정인의 ‘오르막길’ 등 가요 4곡이 배경음악으로 나왔다.

지난해 여름 히말라야 트레킹 때 사진. 왼쪽부터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문재인 대통령. [탁현민 페이스북]

지난해 여름 히말라야 트레킹 때 사진. 왼쪽부터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문재인 대통령. [탁현민 페이스북]

이중 정인의 ‘오르막길’은 문 대통령이 네팔로 떠나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며 들은 노래였다. 탁 행정관은 당시 트레킹에 문 대통령과 동행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과거 기자회견에서는 음악을 틀더라도 클래식을 거의 안 들릴 정도로 썼던 것 같은데, 탁 행정관은 생각이 많이 다른 것 같더라”며 “문 대통령이 그의 참신한 행사 방식에 대해 워낙 신뢰를 주고 있고, 새로운 시도에 대해 국민의 반응도 좋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자리 배치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17일 회견에는 217명의 내ㆍ외신 기자들이 반원형으로 둘러앉았다.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단상에서 마치자마자, 진행요원들은 단상을 치우고 책상으로 교체했다. 사전에 어떤 질문이 나올지 ‘약속’이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대화를 해보자”는 일종의 ‘전투모드’였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제공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제공 청와대]

그는 문 대통령 취임 전부터 모든 ‘정치 이벤트’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취임 뒤에도 8ㆍ15 광복절 행사, 세월호 유가족 면담, ‘스탠딩 PT’ 형식의 100대 과제 보고회 등의 이벤트를 책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여성 비하 저서’ 등으로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행사 기획에서만은 과거 정부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참신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문 대통령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요 행사에서만은 탁 행정관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한다”고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법률가 출신이라 탁 행정관 관련 논란이 불거졌을 때 ‘논란의 이유는 충분히 알겠는데, 행정관 업무를 수행하는 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탁 행정관은 지금도 야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2007년에 펴낸 『남자 마음 설명서』에 쓴 내용이 여성을 비하했다는 비판 등이 이유다. 탁 행정관은 지난 5월 관련 논란에 대해 소셜미디어에 “불편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적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여성 의원들까지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검색량을 근거로한 네이버 트렌드 분석 자료. 탁현민 행정관은 5위로 기록됐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검색량을 근거로한 네이버 트렌드 분석 자료. 탁현민 행정관은 5위로 기록됐다.

중앙일보가 검색 빈도를 기초로 한 ‘네이버 트렌드’로 분석한 결과 탁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 인사 가운데 5번째로 높은 검색량을 기록했다.

1위는 강경화 외교장관이었고, 뒤를 이어 ‘황우석 사건’에 연루돼 낙마한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허위 혼인신고’ 논란으로 사퇴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재벌 개혁 전도사’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한 검색량이 많았다. 탁 행정관은 5번째로 높은 관심을 받은 문재인 정부의 '핫피플'이다.

※관련 동영상은 중앙일보 홈페이지(www.joongang.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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