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배구 그만둘 생각도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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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배구연맹]

[사진 한국배구연맹]

이재영 선수의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 박미희(54) 감독이 "재영이가 배구를 그만두려 했었다"고 털어놨다. 이재영은 최근 김연경(29·상하이) 선수가 한국배구의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실명을 언급하면서 뜻하지 않게 곤욕을 치렀다.

박 감독은 16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재영이는 그동안 고등학교 때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한마디로 지쳤다. 그러면서 버티고 버텼던 무릎과 발뒤꿈치 부상이 찾아오자 심리적으로 한순간에 (마음이)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이 끝난 뒤 부모님과 내가 재영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래서 시즌이 끝난 뒤 재영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조금 더 부여하기도 했다. 그래서 재활과 볼 운동도 늦어진 이유"라고 말했다.

이재영은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의 간판 공격수로 지난 2016 리우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지난 2016-17시즌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이재영은 지난달 막을 내린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에서도 후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재영은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2017 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서도 빠졌다. 지난 7일 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출국 전 인터뷰에서 이재영의 대표팀 불참 문제를 거론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박 감독은 "재영이의 승부욕은 내가 봐도 대단하다.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대표팀에서 얼마나 뛰고 싶겠냐. 태국 올스타전도 뛰지 못해 정말 속상해하는 모습을 봤다"며 "재영이가 지난달에도 휴가를 반납하고 재활훈련을 했다. 대표팀에 뽑히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고 했다. 이재영이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비롯한 일부 대회에 의도적으로 불참했다는 의혹을 거듭 부인한 것이다.

그는 또 "나는 대표팀에서 흥국생명 선수들을 불러만 주면 언제든지 보내줄 것이다. 국제대회에서 벤치에서 경기를 보는 것만 해도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경험을 해봐야 아는 것이다. 제발 데려가 달라고 대표팀 감독님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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