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남북 충돌 스케치] 北 "신변 위협…경기 못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보수 시민단체 회원과 북한 기자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45)씨와 '자유와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회원 장형렬(33)씨가 다쳐 병원에 후송됐으나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의 김광진 기자도 인공기 배지가 달린 와이셔츠가 찢어지고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정.사복 경찰 70여명이 배치돼 있었으나 충돌을 사전에 방지하지 못해 경비가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할 당시 이를 목격한 일부 북한 기자들이 항의를 했는데, 경찰이 이에 주목해 일찌감치 경비를 강화했으면 회견장 진입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 기자들의 경호는 정보기관에서 맡고 있는 데다 워낙 갑작스레 발생한 일이라 막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북한의 전극만 총단장은 이날 오후 8시30분쯤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 주동자의 즉시 처벌, 책임자 사죄, 재발방지 약속 등을 요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대회 참가를 재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전총단장은 "우리는 남측 당국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으며, 유니버시아드 대회 박상하 집행위원장은 이에 앞서 "북한이 요구할 경우 유감을 표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배포한 성명서는 한국에는 없는 북한 글자체로 돼 있어 북한에서 팩스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성명서에서 "남측 당국은 반공 우익단체들의 반공화국 집회를 저지시키고 해산할 대신 그것을 묵인하였을 뿐 아니라 경찰 병력을 동원하여 보호해주기까지 하였다. 이번 사건은 우리 기자들이 단호한 행동을 취해서야 비로소 수습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우리 성원들의 가슴에 붙인 공화국기가 뜯기우고 옷이 찢어지는 등 신변까지 극히 위협당하고 있으며 동족이 동족을 타도하라는 구호까지 터져나오는 대결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이 땅에서 마음 놓고 경기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하다"고 말했다.

대구=황선윤.고수석.성호준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 바로잡습니다

8월 25일자 4면 '北 신변 위협…경기 못하겠다' 기사에서 북한 기자들과 시민단체 회원의 충돌로 다친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45)은 '국경 없는 의사회' 소속이 아니므로 바로잡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