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은 여자가 밤늦게 다닌게 문제" 주장에 뿔난 인도 여성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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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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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8월 4일 인도에서 DJ로 활동하는 바르니카 쿤두는 귀가 중 두 남성에 의해 납치될 뻔했다. 신고받은 경찰이 출동해 다행히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납치를 시도한 두 남성은 스토킹, 납치미수,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됐고 이 중 한 명이 인도인민당(BJP) 유력 정치인의 아들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이후 쿤두는 자신의 SNS에 당시 정황을 상세히 설명한 글을 올리며 “나는 운이 좋았다. 성폭행당하거나 살해돼 어딘가 버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 바르니카 쿤두 페이스북]

[사진 바르니카 쿤두 페이스북]

이에 대해 인도인민당 의원 람비어바티는 7일 CNN-뉴스18과 인터뷰에서 “이 여성(쿤두를 지칭)은 밤 12시 이후에 밖에 나와 있으면 안 됐다”라며 납치당할 뻔한 일을 쿤두의 탓으로 돌려 공분을 샀다. 그는 “부모들이 자녀를 보호해야 한다. 밤에 집 밖에서 어슬렁거리도록 허락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배우 겸 인도 야당 SNS 담당자인 디비아 스판다나는 “이 사건은 12시 이후 집 밖에 나와 있던 여성 탓이 아니다"며 '#신데렐라아님(Ain't No Cinderella) 캠페인'을 시작했다.

스판다나의 캠페인에 공감하는 인도 여성들은 각종 SNS에 자정 밖에서 찍은 사진에  ‘#신데렐라아님’ 해시태그를 붙여 게시하기 시작했다.

[사진 팔라크 샤르마 트위터]

[사진 팔라크 샤르마 트위터]

인도 언론인 팔라크 샤르마도 자정 이후 술을 마시며 윙크하는 사진을 올려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는 BBC와 인터뷰를 통해 “(사진을 올리고) 이틀 간 많은 비난을 받았다. 창녀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두렵지는 않다”며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고 12시 이후에도 집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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