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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염·분노 센 발언 아냐…선제타격, 말로 안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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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내셔널 트럼프 클럽에서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발언은 충분히 세지 않았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내셔널 트럼프 클럽에서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발언은 충분히 세지 않았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화염과 분노’ 발언은 충분히 세지 않았다. 두고 보라”며 북한을 향해 2차 경고를 했다. 이날 오후 휴가지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이틀 만에 카메라앞에 서서 말폭탄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선제타격 옵션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선제타격 방안도 검토중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런 이야기는 결코 말로 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는 넉달 후 (이라크) 모술에 쳐들어갈 것'이란 식으로 얘기하는 다른 행정부와는 다르다"며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고보면 알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날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해 “솔직히, 그날 성명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사람들은 ‘너무 강하지 않았냐’고 하는 데 충분히 세지 않았다”고 말을 꺼넸다. 그러면서 “그들(북한)은 우리를 오랜 세월 위협해왔고, 이제 누군가 우리나라와 국민을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행정부는 우리 군의 100% 지지를 받고 있다”며 “그날 성명은 충분히 강한 게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휴가지 뉴저지 골프장에서 대북 2차 경고 #"'넉달 후 모술 쳐들어갈 것'라고 말하는 정부와는 달라" #"북한이 우리와 동맹공격하면 상상 불가능한 일 벌어질 것" #"중국이 우리 돕는다면 수천억 무역적자 다르게 느낄 것"

또 “만약 북한이 미국 국민이나 동맹을 공격하려는 생각한다면 매우, 매우 두려워해야 할 것”이라며 “그들이 결코 상상조차 못한 일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화염과 분노’보다 더 센게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두고 봐라.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북한이 아무 제지없이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은 비극이며 용인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가운데)이 10일 휴가지인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클럽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가 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가운데)이 10일 휴가지인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클럽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가 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는 북한과 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우리는 항상 협상을 검토해왔지만 그들과는 25년이나 협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과 동맹은 안전할 것”이라며 “북한은 정신을 차려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 세계에서 어떤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곤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 더 많은 역할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년 수천억달러를 중국과 무역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데 그들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이 우리를 돕는다면 무역에 대해서도 훨씬 다르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대북 메시지가 엇갈린다”는 지적에 “엇갈린 메시지는 없다”며 “내가 여러분에게 이틀 전 말한 것보다 더 강할 것이라고 말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세바스천 고르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왼쪽)이 지난달 오하이오주 영스타운 행사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오른쪽), 에릭의 부인 로라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세바스천 고르카 트위터]

세바스천 고르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왼쪽)이 지난달 오하이오주 영스타운 행사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오른쪽), 에릭의 부인 로라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세바스천 고르카 트위터]

하지만 백악관내 강경파인 세바스천 고르카 국가안보회의(NS) 부보좌관은 이날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말에 귀기울여야지, 틸러슨 장관이 군사문제를 얘기한다는 건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적 옵션을 얘기하는 건 매티스 국방장관의 직무이며 그는 미국에 군사적으로 도전하는 누군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분명히 얘기했다”며 “틸러슨은 최고 외교관으로 관련 이슈가 그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고르카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의 진의를 놓고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한은 정권의 종말과 국민을 파멸로 이끌 어떠한 도발 고려도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경고한 반면 틸러슨 장관이 “임박한 위협이 없다”며 진정시키는 엇갈린 해석을 한 걸 겨냥한 것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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