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군 검찰 출석 “죄송한 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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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공관병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주 육군 대장이 8일 피의자 신분으로 군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박 대장은 이날 승용차를 직접 몰고 서울 용산 국방부 군 검찰단에 출석했다. 직권남용·가혹행위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된 피의자 신분이었다.

‘공관병 갑질’ 혐의 대부분 인정 #부인 관련 논란엔 “전혀 모른다” #군 “군인신분 수사” 전역 처리 안해

본인이 지시했나.
“모든 것은 검찰에서 소상히 밝히겠다. 우선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물의를 일으켜 드려 죄송한 마음이고 참담한 심정이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
전역 신청을 했지만 전역은 못하고 당분간 군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될 것 같다. 이런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제가 전역지원서를 낸 것은 의혹만으로도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전역 신청을 한 것이고, 아직 저의 신변에 관한 것은 통보받지 못했다.”
‘공관병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주 육군 대장이 8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국방부 군검찰단에 출석 했다. 박 대장은 조사에 앞서 “정말 죄송한 마음이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공관병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주 육군 대장이 8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국방부 군검찰단에 출석 했다. 박 대장은 조사에 앞서 “정말 죄송한 마음이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대장은 부인 전모씨와 함께 공관병 등에게 갑질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방부 감사 결과 박 대장은 골프 연습을 할 때 공관병에게 골프공을 줍게 하거나 군 복무 중인 아들이 휴가를 나오면 운전부사관이 차에 태워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장은 군 검찰 조사에서 혐의의 대부분을 시인했다. 그러나 자신은 부인인 전모씨가 공관병에게 갑질을 했다는 것을 "전혀 모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앞서 군 검찰은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박 대장의 부인 전씨를 지난 7일 참고인으로 소환해 15시간에 걸쳐 조사했다.

박 대장은 갑질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1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했지만 군 당국은 수리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이날 대장급 군 인사에서 정책연수 명령을 받았다. 정책연수는 국내외 교육기관이나 연구기관에 연수 및 교육을 위해 파견되는 보직이다. 군 관계자는 “박 대장을 현역 군인으로 둔 상태에서 군 검찰이 수사를 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중장급 이상 장성은 보직을 받지 못하면 자동으로 전역한다.

이 관계자는 “수사 결과 박 대장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군인 신분으로 형사 처벌한다는 게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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