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백수오’ 공백기간 2년에도 홈쇼핑 완판 행진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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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홈쇼핑에 복귀한 ‘백수오 궁’이 왕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가짜 백수오 파문이 있었지만 중년 여성들의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방송에서 준비했던 물량이 모두 판매되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백수오 파동 2년만에 홈쇼핑서 판매 시작 #공식 온라인몰에서도 품귀 현상 이어져 #중년 여성들의 건강챙기기 확산되며 인기 #제품 자체 하자보다는 제조 공정 문제 인식

7일 내츄럴엔도텍에 따르면 백수오 궁은 2년만의 홈쇼핑 방송에서 220%의 판매율을 달성했다. 이어 긴급 편성된 2차 앵콜 방송에서도 전량 매진됐다. 판매가 기준으로 론칭 방송에서 2억9700만원, 2차 앵콜 방송에서 1억1000만원어치다. 공식 온라인몰인 엔도샵에서도 관련 제품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가짜 백수오' 파동 2년만에 홈쇼핑에 복귀한 백수오 궁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내츄럴엔도텍]

'가짜 백수오' 파동 2년만에 홈쇼핑에 복귀한 백수오 궁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궁은 지난 2012년 홈쇼핑 첫 출시 이후 1800억원의 판매액을 돌파한 상품이다. 홈쇼핑 건강기능식품 판매 역사를 새로 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5년 4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시중에서 제품 10개 중 9개가 가짜”라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시장은 발칵 뒤집어졌고 소비자들의 환불 사태가 줄을 이었다.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도 10분의 1로 떨어졌다.

이어진 검찰 수사에서 내츄럴엔도텍은 두 달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를 고의로 섞었다고 보기 힘들고 원료 공급과 유통 과정에서 이엽우피소가 섞였다고 본 것이다. 홍역을 겪으면서 내츄럴엔도텍은 개선책을 마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명령제를 철저히 지키며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을 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백수오 궁의 주성분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에스트로지®)다. 백수오 궁 외에도 대기업, 제약회사 등에서 갱년기 여성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의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만 20여개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백수오 궁은 공영홈쇼핑을 통해 복귀했는데, 예전처럼 다른 대형 홈쇼핑 업체 입점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백수오 파동 당시 주요 홈쇼핑업체들은 적게는 40~50억원, 많게는 100억원 이상 환불을 해주면서 피해를 떠안았다. 검찰 수사로 무혐의 처분이 나오면서 내츄럴엔도텍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도 없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갱년기 여성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백수오 파문은 효능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제조 공정상의 문제였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개선됐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는 “단 두 번의 방송으로 물량 부족 사태까지 벌어진 것은 소비자들께서 백수오 궁의 효능을 믿고 홈쇼핑 복귀를 기다려왔다는 반증”이라며 “ 빠른 시일 내에 품귀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생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며 제품이 수급되는 대로 추가 홈쇼핑 판매 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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