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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경보' 남학생은 땡볕에, 여학생은 에어컨 있는 실내에…중앙대 성차별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앙대학교 남학생들이 외부에서 행사를 진행했던 지난 2일에는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중앙대학교 남학생들이 외부에서 행사를 진행했던 지난 2일에는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중앙대학교가 단기 근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면서 남학생들은 실외에, 여학생들은 실내에 배치해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학생들은 에어컨이 있는 등 상대적으로 시원한 실내에 배치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특히 이날은 서울을 비롯한 내륙 곳곳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날이었기 때문에 성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진 중앙인 캡처]

[사진 중앙인 캡처]

지난 2일 중앙대 커뮤니티 '중앙인'에는 이날 있던 입학처 주관 행사 고교생 대상 '다빈치 꿈 찾기 프로그램' 행사 단기 아르바이트생 30여명의 배치를 놓고 문제 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사전에 근무 배치는 임의 배정으로 되어 있었는데 왜 남학우는 전부 교대로 외부 안내고, 여학우는 내부 안내냐"며 "성차별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입학처의 피드백과 사과를 요청한다"며 학교 측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를 본 중앙대 학생들은 "매년 이렇다는 소릴 들었다. 남·여학우 모두 어느 집에선 귀한 자식들이고 남자가 무슨 슈퍼맨마냥 어떤 더위에도 문제없는 존재인가. 더구나 재난문자로 되도록 안에 있으라던데 이건 좀 아니라고 본다" "해명을 요청한다" 등과 같은 댓글을 남겼다.

[사진 중앙인 캡처]

[사진 중앙인 캡처]

이에 중앙대 입학처장은 "근무 배치가 임의배정 형식으로 운영되지 못한 점 죄송하다"면서 "향후 입학처에서의 단기 근로에 대해서는 임의배정 형식으로 근무지가 배정되도록 적절한 방식을 생각해서 운영하겠다"고 사과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같은 내용을 담은 글이 행사 당일(2일) 올라왔다. 이 네티즌은 "폭염주의보까지 발령한 무더운 날씨 속에서 사전 예고 없이 남학생은 무조건 전원 외부 근로였다"고 주장했다. 그가 공개한 카카오톡에 따르면 한 입학처 관계자는 "오후에 소나기가 온다고 한다. 남학생들은 외부 안내를 맡게 되니 작은 우산을 꼭 챙겨오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학교 측의 사과에도 반발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인'에 올라온 또 다른 게시글에서 한 학생은 "당사자 학우 한 명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넣었다"며 "그들(학교 측)이 원하는 대로 대충 안 넘어갈 것 같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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