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하우' 한국서 가르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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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해외 공장 현지 근로자에게 '현대차 생산방식'을 전파하기 위해 최근 '글로벌 교육센터(센터 명:롤링 힐스)'를 준공했다고 16일 밝혔다. 해외 공장이 늘어나면서 국내 공장에서 선발한 기술자를 파견해 현지 근로자를 교육하기에는 인력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도요타의 글로벌 생산센터(GPC)를 본받았다"며 "해외 근로자에게 품질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현대차 생산방식을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달 말 앨라배마 및 인도 공장의 작업반장급 근로자를 초청해 생산기술 교육을 한다. 교육기간은 2~4주간이며, 부근 기아차 화성공장과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실습도 함께한다. 이 교육센터는 경기도 화성시 장덕동 남양연구소에 있으며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다. 총 247실 규모로 한꺼번에 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2인실 객실에는 고급 침대와 대형 TV.컴퓨터 등을 넣었고, 40여 개의 1인실 및 스위트룸은 특급 호텔에 맞먹는 설비를 갖췄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미국.중국.인도.터키에 해외 공장을 건설했다. 러시아.파키스탄 등 13개 국가에는 현지조립방식(KD) 공장도 갖고 있다. 내년에는 체코에 연 30만 대 규모의 유럽 공장을 짓는다. 현재 해외 공장에는 1만1000여 명의 현지인이 근무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초 '롤링 힐스' 준공식을 하려고 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무산됐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애초 회사 측에서 '근로자용 사택을 짓는다'고 말하고는 결과적으로 외국인 전용 특급 호텔을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2004년 일본 도요타시 모토마치(元町) 공장에 생산센터를 설립했다. 한꺼번에 600명의 해외 근로자에게 도요타 생산방식을 교육할 수 있다. 도요타는 1980년대 이후 해외 공장을 많이 세우면서 파견 근로자 인력난에 부닥치자 현지 근로자를 일본으로 데려와 교육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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