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반격…게임기 패드 부활, 보드게임 다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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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모든 것이 비트(bit)로 환원된 세상에서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한 소비자를 겨냥한 '아날로그의 반격'이다.

토이저러스‘8비트두(8Bitdo) 블루투스 게임 패드 ’3종 출시 #직접 누르면서 맛보던 추억의 ‘손맛’을 느낄 수 있어 #아날로그 감수성이 물씬 나는 보드게임도 때 아닌 호황

SFC30

SFC30

롯데마트에서 운영하는 완구판매점인 토이저러스에서는 2일부터 토이저러스 잠실점 등 전국 10개 점포에서 30~40대 소비자들의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아이템인 ‘8비트두(8Bitdo) 블루투스 게임 패드 ’3종을 출시한다. 이 중 중 ‘SFC30’ 모델(사진)은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게임기(슈퍼패미컴)의 패드 디자인을 차용했다. 직접 누르면서 맛보던 추억의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FC30 프로’와 ‘NES30 프로’ 모델은 아날로그 스틱과 손잡이 위의 L2, R2 버튼을 추가했다. 세가지 모델 모두 스마트폰과 PC에서 블루투스나 USB로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아날로그 감수성이 물씬 나는 보드게임도 때 아닌 호황이다. 1980~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블루마블(모노폴리)과 같은 대면 보드게임에 다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증강현실(AR)을 도입해 한 단계 업그레이된 형태로 나오기도 한다. 2015년 기준 약 1000억원 규모로 전체 완구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보드게임 방과 카페가 등장하는가 하면 보드게임 축제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보드게임 축제 열기 후끈!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30일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국내 최대 보드게임 축제 &#39;2017 보드게임콘&#39;에서 참가자들이 보드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2017.7.30   pdj6635@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보드게임 축제 열기 후끈!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30일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국내 최대 보드게임 축제 &#39;2017 보드게임콘&#39;에서 참가자들이 보드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2017.7.30 pdj6635@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해외에서도 보드 게임은 인기다. 미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는 2015년 보드게임 펀딩에 약 8500만 달러(약 935억원)를 모아 보드게임 1396개를 출시했다. 이는 같은 기간 비디오 게임 펀딩 금액의 2배다. 미국 보드게임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16억 달러(1조7992억원) 수준으로, 연간 11%씩 성장하고 있다.

게임 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아날로그 감수성을 접목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구형 스피커 모델을 본 딴 블루투스 스피커, 필름 카메라 모양의 디지털 카메라, LP판, 디지털 턴테이블 등의 반응이 좋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나 몰스킨 다이어리 만년필 판매 실적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전자책 확산은 제자리지만, 타깃이 확실한 ‘큐레이팅 책방’이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마트폰에 사용자를 빼앗기면서 판매가 부진했던 구기 종목 관련 용품도 새 기술을 접목해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야간에도 배드민턴을 할 수 있도록 한 발광다이오드(LED) 셔틀콕이나 발로 찰 때마다 불이 들어오는 축구공이 등장했다.

변지현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이에 지친 소비자들이 다시 예전의 상품으로 복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제과업체에서도 70~80년대 포장지를 차용한 상품을 선보이는 등 레트로 트렌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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