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표밭뒤안|「총력동원」에 항의 전화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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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정당 노후보의 여의도 유세장에 공무원·직장인등 「총력동원」이 말썽을 빚고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체에서는 참석을 권유하는 간부들과 이를 거부하는 부하직원들 사이에 말다룸을 하는등 소란스러운 모습.
서울서소문 D사의 경우 이날상오 이회사 간부들이 여의도집회의 참석을 권유하자 「민주사원일동」의 명의로 『여의도집회에 참가하지 말자』 고 주장하는 유인물까지 나왔으며 일부 직원들은 상오11시쯤 출석점검을 마친뒤 이날하오 대학로에서 열릴 예정인 백기완 후보의 유세장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또 H공사등 정부투자기관의 임직원들은 이날상오 11시쯤부터 회사측이 마련한 버스등을 이용, 여의도로 출발하는 바람에 회사에는 교환양만이 남아 외부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한산한 모습.
○…여의도유세장 주변에는 상오10시쯤부터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
상오10시30분쯤 KBS본관 옆길에는 부천시에서 봤다는 주민 2백여명이 모여있었는데 한 주민은 『동원된 인상을 주지 않도록 동장으로부터 「각자집결하라」는 말을 듣고 왔다』 며 『지하철을 타고 오느라 불편했다』는 등 불평 이들은 점심시간에 다시 모여 식사를 한 뒤 유세장으로 가기로 했다며 점심은 도시락을 준비한것으로 안다고 말했으나 돈은 안받았다고 했다.
또 마포대교 남폭끝·IBM빌딩 주변등지에도 서울시내와 경기도일원에서 왔다는 부녀자들이 몰리기 시작해 이날 유세장엔 엄청난 수의 청중동원을 입증했다.
○…상오 10시40분쯤에는 인천시내 Y악기에서 왔다는 공원차림의 20대 청년 1백여명이 KBS본관앞에 집결, 각자 도시락이든 비닐봉지를 손에 든 공원들은 『회사측이 「오늘은 작업을 하지 않으니 여의도로 모이라」고 해 왔다』 며『회사측이 「각자 전철을 타고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공원들은 『회사에서 버스를 태워주지 않았느냐』 는 질문에 『버스를 이용해 단체로가면 안되는 이유가 있다』 고 회사측이 말했다며『오늘하루 놀아도 일당은 지급되니 여의도로 가라고 했다』고 증언.
○…민정당 노태우후보의 여의도 유세를 앞두고 시내곳곳에서 『민정당측이 일당을 주고 청중을 동원하고있다』 는 내용의 시민전화제보가 신문사에 잇따랐다.
50대의 한 주부는 『대방전철역 입구에 모이면 5천원씩 주고 여의도에 도착한 후 식권을 준다는데 이럴수가 있느냐』 고 항의를 했으며 서울공덕동 어느 국영기업체 직원이라고 밝힌 남자는 『낮12시 전 직원이 회사에서 단체 출발키로해 주말약속을 어기게 됐다』고 불평했다.
이밖에 서울도화동등 일부지역에서는 통·반장들이 참가표를 나눠주며 『여의도 J아파트 후문에서 표1장에 5천원씩 바꿔주겠다고 약속하고 다닌다』고 주민들이 신고하기도.
○…H은행은 본점 국제부 자금계 20여명의 직원중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을 이날 상오11시부터 내보내 유세장 근처인 남 여의도 지점에 집결하라고 지시. 이은행 일부 부서에서는 대방 전철역에서 여의도로 가는 약도등을 직원들에게 배포하고 옷차림을 점퍼차림으로 하라는등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려 직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민주당 서울지구당원 3백 여명은 12일 상오 9시부터 서울 시청앞에 모여 『국민의 세금을 빼돌려 민정당 여의도유세 청중동원자금으로 사용한 시장은 사퇴하라』며 시위를 벌인뒤 상오 10시10분쯤 해산했다.
당원들은 이날 봉고 20여대를 타고 몰려와 시청정문을 가로막고 시청앞 도로에서 염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출동한 전경과 한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당원들의 시위에는 김재광 민주당선거대책본부장·김수한부총재·송원영의원등 당직자 20여명도 합세했다.
○…12일 이른 새벽부터 서울 반포동 고속버스 터미널 주변의 한신·주공아파트 등지에서는 노후보 로고송과 함께 『가자 여의도로』 라는 가두방송으로 많은 아파트주민들이 새벽잠을 설칠 정도.
○…민정당 유세장인 여의도광장에는 12일 이른 아침부터 파커 차림의 사복경찰 1천여명이 모여 금속탐지기까지 동원, 연단주변과 잡상인들의 짐등을 뒤지며 안전점검을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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