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본인 부담금 2년새 25%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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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위암 환자인 강모(51)씨는 요즘 진료비가 2년 전보다 4분의 1 이상 줄었다. 2003년엔 입원비와 항암치료 비용 등은 830만원 정도였고 이 중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진료비와 건강보험 개인 부담금으로 400만원 정도를 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본인이 낸 돈이 295만원 정도로 줄었다. 암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중증 환자에 대한 보장이 약해 '감기보험'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건강보험이 서서히 오명에서 벗어나고 있다.

건강보험관리공단은 2004년 건강보험이 암 환자에게 지출한 급여비는 9915억원으로 전년보다 22%(1819억원)가 늘어났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암 환자의 건강보험 적용 항목 총진료비의 77%를 건강보험에서 부담했기 때문이다.

암 환자에 대한 보험급여비 증가율은 전체 보험급여비 증가율(9%)의 두 배를 웃돈다. 이에 따라 전체 건강보험급여비에서 암환자 급여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4.9%에서 2004년엔 6.1%로 높아졌다. 암 종류별 보험 급여비는 위암이 153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장암(1286억원).폐암(1252억원).간암(1062억원).유방암(917억원)의 순이었다. 건강보험의 암 급여비가 증가한 이유는 암 환자가 증가한 데다 2004년부터 암 환자의 본인 부담 비율을 30~50%에서 20% 정도로 낮췄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는 본인부담비율이 10%로 더 낮아졌다.

우리나라 암 환자는 2000년 21만8735명에서 2001년 25만1125명, 2002년 29만1820명, 2003년 31만4652명, 2004년 36만3863명으로 늘어났다. 이 기간(2000~2004년) 중 암 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은 연 36일, 1인당 평균 진료비(비급여 제외)는 795만원, 건강보험 급여비는 596만원이었다.

주원석 건강보험연구센터 차장은 "암 환자가 늘어나고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면서 건강보험의 암 급여비는 앞으로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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