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에 투수 유망주들이 나타났다.
좌완·사이드암 투수 유망주 나타나
세광고 3학년 김유신(18)은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왼손 파이어볼러다. 체격도 1m 88㎝·90㎏으로 당당하다.
김유신은 2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백송고와의 대회 2회전에 선발 등판했다. 팀이 4-0으로 앞선 1회 말, 마운드에 오른 김유신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2아웃 이후 연속 볼넷을 내줬다.
곧 평정을 찾았다. 5번 타자 조용현을 삼진으로 잡았다. 2회부터는 ‘닥터 K’ 별명처럼 탈삼진 행진을 이어갔다. 최고 시속 140㎞ 빠른 볼과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5이닝 동안 안타는 1개만 내준 채 무려 14개의 삼진을 잡았다. 무실점 호투한 승리투수 김유신의 활약으로 세광고가 7-1로 이겼다. 김유신은 “류현진(LA 다저스) 선배처럼 중요한 순간에 삼진을 잡는 믿음직스러운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선 경기에서는 경남고가 광주 진흥고를 8-5로 이겼다. 경남고 선발로 나온 투수 서준원(17)은 임창용(KIA)을 연상시켰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 초 진흥고 선두타자 이용진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제구가 안 되면서 만루 위기를 맞았고, 먼저 2실점 했다.
경남고 벤치는 교체 카드를 꺼내는 대신 서준원의 구위가 살아나기를 기다렸다. 그 사이 경남고 타선이 힘을 내 3회 말 4-5까지 따라붙었다. 서준원도 살아났다. 시속 150㎞짜리 직구가 휘어져 들어갔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휘는 게 임창용의 뱀직구를 연상시켰다. 서준원은 이 직구로 4회부터 8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서준원은 8이닝 9피안타·6탈삼진·5실점(4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서준원 역시 1m87㎝·90㎏으로 체격이 좋다. 서준원은 “원래 오버핸드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감독님이 팔을 아래로 내려서 던져보라고 했는데, 시킨대로 해보니 제구가 훨씬 잘됐다”고 사이드암 전향 이유를 설명했다. 세광고와 경남고는 다음달 1일 8강행을 놓고 격돌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