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내마 수사현장|마유미 중국어 유창하게 구사|홍콩거점 테러 조직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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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외딴섬의 특별보안시설을 갖춘 군 형무소에 수감돼 있는 KAL기 사건용의자 「하치야· 마유미」는 7일 바레인수사요원이 그녀를 침대에서 끌어내려 체중을 달려고 하자 자신을 목졸라 죽이는 것으로 착각, 몸부림을 치며 거센 반항을 했다는 것. 이로 미루어 그녀는 처음부터 자살의사가 없었거나 아니면 체포된뒤 마음이 바뀌어 더 이상 자해행위를 하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삶에 북한 애착을 분명히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마유미」일행이 음독과정에서 사용한 독극물이든 캡슐이 왜 한 개 뿐 이었는가에 대해 수사관계자들은 「신이치」가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그 자신만 죽으면 모든 증거가 인멸되는 것으로 미리 계획된 각본이 아닌가 추정했다.
지금까지는 「마유미」를 주범으로 보고 「신이치」를 희생시킨 것으로 보는 설이 유력했으나 구금중인「마유미」의 태도로 미루어 그녀는 범행내용을 전혀 모른 채 이용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나돌고있다.
○…「마유미」가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안다는 사실과 그녀의 위조여권에 홍콩을 경유한 흔적이 나타남에 따라 그녀의 신분이나 국적을 캐내는데 홍콩이 새로운 수사대상지로 부각되고 있다.
한일 양국 수사당국은 지금까지 「마유미」 등이 일본이나 북한과 연고를 가진 인물로 보고 그런 방향으로 수사를 집중했으나「홍콩」 과 「중국어」라는 새 단서가 밝혀짐에 따라 홍콩을 거점으로 한 북한 테러 조직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것.
○…「하치야·마유미」는 지난달 23일까지 빈의 파크링그 호텔에 투숙하고 있을 때 숙박객 카드에 「하치야· 신이치」 라는 남자의 가명을 자필로 남겼음이 확인됐다고 8일 조일신문이 현지발로 보도.
「마유미」 는 숙박객 카드에 자기 이름 대신 영어로 「하치야·신이치」 라고 사인했으며 주소등은 이미 예약을 접수할 때 호텔종업원이 기록해 놓았다. 그때 기록된 것 중 ①생년월일은 18년11월2일 ②주소 일본 오카야마(강산) ③투숙객수 2명 ④방번호 322 ⑤가격 1박 1천2백70실링 ⑥도착일 87년11월18일로 되어있으며, 출발일은 호텔측 스템프로11월23일이라고 찍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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