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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1야당 당수 전격 사의 표명

중앙일보

입력

일본 제1야당인 민진당의 렌호(蓮舫ㆍ50) 대표가 27일 대표직 사의 의사를 전격 표명했다. 렌호 대표는 이날 오후 도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일 도쿄도 의회 선거 패배를 계기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렌호는 지난해 9월 야당 재건을 내걸고 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10개월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

27일 사임의사를 밝힌 렌호(蓮舫) 민진당 대표.[도쿄 교도=연합뉴스]

27일 사임의사를 밝힌 렌호(蓮舫) 민진당 대표.[도쿄 교도=연합뉴스]

 렌호 대표는 이날 “보다 강한 민진당을 새로운 집행부(지도부)가 끌고 가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판단했다”며 “당 규약에 따라 신속하게 대표 선거에 들어가 새 집행부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학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개각해도 물러나지 않을 것인 만큼 새 집행부가 국민의 불만을 대변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임 이유에 대해선 “도쿄도 의회 선거가 하나의 계기이지만 직접적 원인은 아니다”면서도 “선거 결과를 통해 반성이 부족한 부분을 깨달은 점이 크다”고 말했다.

대표적 여성 정치인 렌호 민진당 대표 #도쿄도 의회 선거 패배로 불명예 퇴진 #후임엔 마에하라 전 외상 등 물망 올라

 민진당은 국정 차원에서 자민당에 이은 제2당이지만 도쿄도 의회(127석)선거에서는 역대 가장 적은 5석을 얻는데 그쳐 당내에서 지도부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25일에는 노다 아키히코(野田佳彦) 간사장이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당내 혼란은 계속돼왔다. 렌호는 복수의 당 간부에게 간사장 자리를 타진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대만 출신으로 민영방송 뉴스 진행자를 지낸 렌호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와 더불어 대중적 인기가 높은 대표적 여성 정치인이다. 하지만 대표 취임 당시부터 대만과 일본의 이중국적 보유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18일에는 이중 국적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뒤늦게 호적 등본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표 취임 때는 원전 가동을 2030년까지 모두 중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당 내외의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후임 대표로는 지난해 당 대표 경선에서 패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상과 간 나오토(菅直人) 민주당 내각에서 관방장관을 지낸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전 간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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