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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새나가는 1급 발암물질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수도권 지역의 한 공단의 모습. 전국 사업장에 배출되는 화학물질이 2015년 한 해 5만3732t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학물질 취급량 1억7212만t의 0.0312%에 해당하는 양이다. [중앙포토]

수도권 지역의 한 공단의 모습. 전국 사업장에 배출되는 화학물질이 2015년 한 해 5만3732t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학물질 취급량 1억7212만t의 0.0312%에 해당하는 양이다. [중앙포토]

공장 등 전국의 사업장에서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1급 발암물질 양이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26일 '2015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를 발표했다. 전국 3634개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215종의 화학물질 5만3732t이 대기 중이나 하천 등 수계로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이란 화학물질이 제조·운반·보관 과정에서 실수 혹은 부주의로 인해 공기 등으로 새나간 것을 일컫는다.

*자료= 환경부(2015년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

*자료= 환경부(2015년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

전국 사업장에서 취급한 화학물질은 1억7212만t으로 2014년 조사(1억6361만t)보다 850만t(5.2%) 늘었다. 배출량은 529t(1.0%) 줄었다. 취급량 대비 배출량을 나타내는 배출률은 0.002% 낮아졌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부, 2015년 기준 전국 3634개 사업장 조사 #벤젠 등 발암물질, 2014년보다 6.7% 증가 #화학물질 전체는 5만3732t으로 1% 감소 #대기로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 많아 #경기·경남·울산·전남 등에서 많이 배출

하지만 화학물질 배출량 중에서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벤젠 등 12종질은 모두 1135t이나 됐다. 2014년(1064t)보다 6.7% 증가했다. 942t을 배출한 2013년 이래 2년 연속 증가했다.
배출된 1급 발암물질 중에서는 금속 세정제 등으로 사용되는 트리클로로에틸렌, 유기용제나 화학합성 원료로 사용되는 벤젠, 폴리염화비닐(PVC) 원료인 염화비닐 등이 90%를 차지했다.

*자료: 환경부(2015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

*자료: 환경부(2015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

전체 화학물질 중에서는 자일렌·톨루엔·아세트산에틸·메틸에틸케톤 등 4개 물질이 전체 배출량의 62%를 차지했다. 이들은 쉽게 공기 중으로 확산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다.

*자료: 환경부(2015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

*자료: 환경부(2015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 사고예방심사과 송기봉 연구관은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 중 59.5%는 대기오염방지시설(굴뚝)을 통해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 공정에서 제조 시설의 틈새로 빠져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배출되는 화학물질의 대부분(99.5%)은 공기 중으로 배출되고, 하천 등 수계로 배출되는 것은 0.5%라는 것이다.

화학물질 배출량을 업종별로 보면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이 33.4%로 배출량이 가장 많았고 ▶고무·플라스틱 제품 제조업 14.1%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 9.2% ▶화학물질·화학제품 제조업이 9.2% 순이었다.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경우 66개 사업장(전체 사업장의 1.8%)에 불과하지만, 코팅·열처리 공정에서 화학물질을 분사하고 건조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한 석유화학산업단지의 야경.화학물질은 굴뚝보다는 제조 공정 과정에서 새 나가는 양이 59.5%로 더 많다. [중앙포토]

국내 한 석유화학산업단지의 야경.화학물질은 굴뚝보다는 제조 공정 과정에서 새 나가는 양이 59.5%로 더 많다. [중앙포토]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21.5%로 가장 많았고, 경남 16.3%, 울산 15.1%, 전남 8.8% 순이었다.
경기도는 대규모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은 없지만, 전체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수가 909개로 전체 사업장의 25%를 차지했다. 경남은 조선업체에서, 울산과 전남은 대규모 산업단지에서 다량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환경부(2015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

*자료: 환경부(2015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

한편 환경부는 2004~2010년 화학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기업들과 3년 간 30%, 5년간 50% 배출량을 줄이는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환경부는 또 20102년부터 지역별 배출 저감 목표를 설정하고, 기업별 이행 계획을 수립하게 하는 '화학물질 배출저감 스마트'(SMART)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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