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이재용 재판 나와 증언 거부..."피가 거꾸로 솟아"

중앙일보

입력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최순실씨. [연합뉴스]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최순실씨. [연합뉴스]

최순실(61)씨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증언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6일 열린 이 부회장 등 5명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씨는 "특검을 신뢰할 수 없어 증언을 거부한다"며 "협박과 회유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특히, 딸 정유라씨와 관련한 특검의 신문에 날이 선 발언을 쏟아냈다.

최씨는 "특검이 저희 딸을 데리고 가서 신문을 강행한 것은 저를 압박하고 '제2의 장시호'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피가 거꾸로 솟고 삼족을 멸한다는 말이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앞서 정씨는 지난 12일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 지원을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해 이 부회장 측에 불리할 수 있는 증언을 한 바 있다. 이에 최씨가 특검에 강한 단어로 항의한 것이다.

최씨는 또 "저는 이 재판에 나와 진술을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유라가 나와서 혼선을 빚었다"며 "유라를 새벽 2시부터 9시까지 어디에 유치했는지 제가 부모로서 당연히 물어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특검은 얘기를 안 하는데 본인이 자진 출석했다고 해도 위법한 증인 채택"이라며 "유라를 강제로 데리고 나왔다는 생각에 증인으로 특검에 증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날 재판에서 "삼성으로부터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 않냐"는 등 질문을 했지만, 최씨는 "진술을 거부한다. 제 재판과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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