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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마티즈 사건, 자살극 벌이려다 사고로 이어진 듯"

중앙일보

입력

국정원 댓글 사건 최초 제보자인 국정원 전 직원 김상욱씨는 25일 국정원 임 모 과장이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마티즈’ 사건과 관련해 “자살극을 벌이려다가 사고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014년 3월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간첩사건에 연루돼 자살을 기도했던) 권 과장 사건을 벤치마킹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처음부터 했다”고 밝혔다.

2015년 7월 숨진 국정원 직원 임 모 과장이 타고 있던 마티즈 차량. 발견된 지 만 하루가 7월 19일 오후까지도 차 안에서는 번개탄을 피운 냄새가 났다. [중앙포토]

2015년 7월 숨진 국정원 직원 임 모 과장이 타고 있던 마티즈 차량. 발견된 지 만 하루가 7월 19일 오후까지도 차 안에서는 번개탄을 피운 냄새가 났다. [중앙포토]

 그는 “(당시) 증거조작 혐의를 받고 있던 권 과장이 자살 기도를 했는데 (임 과장과) 똑같은 방식이었고 편지 내용도 ‘원장님, 대공수사를 훌륭하게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였다”며 “당시 원장이 남재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권 과장의) 유서 내용이 완전히 공개되진 않고 9장 분량을 남겼다고 했었다. 결국 그게 (진짜) 자살을 하려고 한 거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며 “단기 기억상실증으로 ‘그 부분만 기억나지 않는다’ 빠져나가서 시한부 기소중지를 했다”고 말했다.

2015년 7월 당시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국정원 직원 임 모 과장의 마티즈 차량에 대한 바꿔치기 의혹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7월 당시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국정원 직원 임 모 과장의 마티즈 차량에 대한 바꿔치기 의혹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는 임 과장의 유서 내용에 대해서도 “굉장히 이상했다”며 “조선 시대에 사약을 받는 상태에서 하는 것처럼 ‘원장님, 차장님, 국장님 죄송합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유서였는데 내용 자체가 말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마 권 과장 사건을 벤치마킹해서 자살극을 벌이고, 국회나 검찰의 조사에서는 단기 기억상실증으로 가려고 했었던 것이 사고로 이어진 것 같다”며 “기도가 기도로 그쳐야 되는데, 아마 창문을 열고 닫는 과정이 잘못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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