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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시다 외상 내달 개각 때 유임”

중앙일보

입력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개각 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이 유임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이 21일 전했다. 자민당 내 대표적 온건 파벌인 고치카이(宏池會) 회장이자 아베 후계 주자 중 한명인 기시다의 거취는 아베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주목을 받아왔다.

기자회견 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도쿄 교도=연합뉴스]

기자회견 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도쿄 교도=연합뉴스]

아사히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0일 기시다 외상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유임 의사를 전달했다. 아베의 기시다 유임 방침은 2012년 제2차 아베 내각 이래 자리를 지켜온 기시다의 안정감을 평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기시다가 내각에서 나가면 아베 비판의 중심 세력이 될지 모른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는 내각 지지율 하락과 지난 2일의 도쿄도 의회선거 참패로 구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기시다가 유임하지 않으면 당이 흐트러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언론사별 아베 총리 지지율 조사[연합뉴스]

언론사별 아베 총리 지지율 조사[연합뉴스]

 기시다는 올해 들어 부쩍 아베 총리를 견제하는 발언을 하면서 존재감을 높여왔다. 지난 5월에는 아베가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를 명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지금 당장 개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이견을 보였다. 지난 4일 강연에선 아베의 경제정책(아베노믹스)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평가하면서도 “경제 정책은 양극화라는 부작용에도 대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베, 20일 기시다에 유임 의사 전달 #기시다가 물러나면 정국 유동화 판단 #자민당내 아베 교체 동력 사라진 듯 #

 하지만 최근 아베 정권을 지지하겠다는 방침으로 돌아섰다. 20일 파벌 모임에선 “자민당에 대한 엄중한 목소리도 들리지만, 상황이 바뀌는 묘안은 있을 수가 없다. 당과 내각을 굳건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아베한테는 직접 "내각에서 나가지 말라고 하면 그에 따르겠다"는 생각도 전달했다고 한다. 파벌 내에선 당 정무조사회장 등 당직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기시다는 거취 문제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해왔다.

 기시다가 유임하면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에 대항해 출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자민당 내 거의 모든 파벌이 아베를 지지하면서 당내에서 총리 교체를 위한 동력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내 비주류 파벌 회장으로 기시다와 더불어 아베 후계 그룹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이번 당정 요직 인사에서 배제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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