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국민사자' 세실 아들도 사냥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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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사냥당했다고 보도된 짐바브웨 사자 산다의 새끼들. [유튜브 캡처]

20일 사냥당했다고 보도된 짐바브웨 사자 산다의 새끼들. [유튜브 캡처]

지난 2015년 재미로 사냥에 나선 미국인 치과 의사의 손에 희생된 아프리카 짐바브웨 국민사자 세실의 아들도 아버지와 같은 최후를 맞이했다.

지난 2015년 사냥당한 사자 세실의 아들인 산다 #재미로 동물 죽이는 '트로피 사냥'으로 총 맞고 사망 #법적으론 문제 없지만 무고한 생명 해친다는 비판 쏟아져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세실의 아들인 사자 산다(6)가 '트로피 사냥'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트로피 사냥은 사냥감을 생계를 위해 먹거나 판매하지 않고 트로피처럼 자랑하기 위해 죽이는 행위를 일컫는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장착한 전자 추적기를 달고 생활해 온 산다는 잠바브웨 북부 황게 국립공원 밖에서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누가 산다에게 총을 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로피 사냥꾼을 돕는 전문 사냥꾼이 산다의 추적기를 반납하고 사망 신고를 했다고 BBC는 전했다. (위 영상은 산다의 새끼들 모습)

야생동물이 많은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은 외국인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국립공원 등 보호지역 밖에서의 트로피 사냥을 허가해 준다. 올해로 6살이 된 산다도 합법적인 사냥 대상이었다. (위 영상은 세실과 그가 이끌었던 무리의 모습)

2015년 7월 짐바브웨 사자 세실을 살해한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의 병원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 [AP=연합뉴스]

2015년 7월 짐바브웨 사자 세실을 살해한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의 병원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 [AP=연합뉴스]

트로피 사냥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재미를 위해 무고한 생명을 해친다는 점에서 동물보호단체들의 윤리적 지탄을 받아왔다. 2015년 짐바브웨의 최고 인기 사자인 세실이 트로피 사냥에 나선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에 의해 살해됐을 땐 전 세계 언론에 이 사실이 보도돼 지구촌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당시 파머는 사냥을 위해 짐바브웨 당국에 5만 달러(약 5600만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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