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강경화에 "잘 달궈진 보검(寶劍) 탄생, 청문회 과정 큰 도움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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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속담에 쇠는 달구면 달굴수록 보검((寶劍)이 나온다고 했는데, 지금 이제 보검이 하나 탄생했다”

19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 17층 장관 접견실을 찾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이런 덕담을 건넸다. “많은 사람들이 (강 장관의) 청문회 과정을 보면서 걱정도 했는데, 사실 청문회 과정을 거친 것이 앞으로의 장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다.

반 전 총장의 친정(외교부) 방문은 강 장관이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이 자리엔 조현 2차관과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조현동 기조실장 등 주요 간부들이 배석했고, 김봉현 전 대사와 윤여철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등 반 전 총장의 측근들도 함께했다. 반 전 총장은 “보검을 우리나라의 안보, 외교,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증진 등에 잘 활용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 장관은 “오늘 특별히 감회가 새롭다”며 “뉴욕에서 총장님을 모시고 10년 간 일하다가 이렇게 전혀 바뀐 상황에서 고향에 모시듯 모실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굉장히 좋고, 다른 한편으로는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나는 유엔에서 퇴임하고 강 장관의 모교인 연세대에 자리를 잡았고, 강 장관은 유엔을 그만두고 외교부에 와서 장관이 되니 여러 가지로 좋은 일이 많은 것 같다. 축하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강 장관은 “귀국해서 옆에 계셔주시는게 참 마음이 놓인다”고 화답했다.

반 전 총장과 강 장관은 1999년 반 전 총장이 외교통상부 차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처음 만났다. 당시 강 장관은 홍순영 외교부 장관의 보좌관이었다. 이후 반 전 총장은 자신이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강 장관을 외교부 국제기구정책관에 앉혔고, 이후 10년 간 유엔에서 함께 일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임명된 조 차관과 오영주 장관특보 등 간부들에도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아주 훌륭한 인재들이 보좌하고 계시니까”라며 “저도 장관을 해봤지만 혼자 하는 장관이 아니다. 여러분들이 다들 힘을 합쳐야 한다. 어느 때보다 외교가 중요한 시점인데 강 장관을 잘 보좌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외교부의 요청으로 반 전 총장과 강 장관의 회동은 5분 밖에 공개되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은 공개 발언 말미에 “한·미 정상회담이 잘 됐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일련의 정상회담도 잘해서 안보 위기와 국민의 우려를 많이 불식시켰다”며 “앞으로 한·미 간 대북 관계라든지, 조정하는데 상당히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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