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간 무슨 일이...북한 간 탈북여성 임지현 4월 초 중국으로 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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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전매체에 탈북 방송인 임지현씨가 전혜성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임씨가 TV 조선의 방송 프로그램인 ‘남남북녀’에 등장했던 모습. [우리민족끼리, TV 조선 방송화면 캡처]

북한 선전매체에 탈북 방송인 임지현씨가 전혜성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임씨가 TV 조선의 방송 프로그램인 ‘남남북녀’에 등장했던 모습. [우리민족끼리, TV 조선 방송화면 캡처]

한국 방송에 출연했다가 16일 갑자기 북한 선전매체에 등장한 탈북 여성 임지현(가명)씨는 지난 4월 초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17일 “임씨가 지난 4월 초 중국으로 출국했다. 탈북주민의 출국 여부를 따로 확인하지 않아 최근에야 중국 출국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6월 입북 임씨 주장과 2개월 시간차 #경찰, 출국 3개월 지나 사실 파악 #탈북자 출입국 기록 등 확인 안돼 #납북 가능성 등 임씨 행적 추적 중

이 시기는 임씨가 출연한 TV조선의 예능 프로그램 ‘남남북녀 시즌2’가 종영된 직후다. 지난 2015년부터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 4월7일 종영했다.

임씨가 북한 선전매체를 통해 주장한 입북 시기는 6월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2개월 간 중국에 머물렀다는 의미다. 하지만 경찰은 임씨가 6월 이전에 북한에 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행적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탈북주민도 내국인과 똑같은 법적 지위를 갖는다. 출입국을 막거나 출입국 기록을 떼 볼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다른 탈북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임씨에게 중국 출국의 위험성을 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중국의 동북3성 등 북한과 맞닿은 접경지에는 북한 보위부 요원들이 파견 근무를 하고 있어서 위험하다는 점을 탈북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선 보안 형사들이 탈북자들에게 예외없이 중국 출국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를 한다. 동북3성에서는 중국동포와 보위부 요원들의 구별이 어려워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임씨가 자진 입북했는지 납북됐는지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탈북자들 상당수는 한국에 오기 전 중국에 가족이나 생활 근거지를 두는 경우가 많다. 이곳들을 드나들다 납치되는 경우가 있어 납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임씨의 최근 국내외 행적 등을 파악 중이다.

임씨는 지난 16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기구 ‘우리민족끼리’가 공개한 영상 “반공화국 모략 선전에 이용되었던 전혜성이 밝히는 진실”에 등장했다. 임씨는 영상에서 “2014년 1월 탈북했고 지난 6월에 돌아왔다. (지금은) 평안남도 안주시에서 부모님과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임씨는 영상을 통해 “(한국에 가면) 잘 먹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을 거라고 상상했지만 실제 한국 생활은 술집을 비롯해 여러 곳을 떠돌았지만 육체적·정신적 고통만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한국 생활이 외로웠고 부모님이 그리웠다”며 “주변 탈북자들에게 돌아가겠다고 말했는데 여기서 한 일(방송 출연)이 있는데 돌아가면 총살을 당해 죽는다며 만류했다”고 전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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